경찰공무원 중 집회시위를 담당하는 경비경찰과 경비경찰의 업무를 보조하는 군인 신분의 의무경찰의 스트레스 주범은 자신의 직무에 대한 '모호한 역할'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날로 늘어만 가는 집회시위로 인한 '과중한 업무'가 주는 스트레스 강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유재창씨가 올해 발표한 석사논문 '경찰의 직무스트레스가 직무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다.
경기경찰청 소속인 유씨는 지난해 11월18일부터 25일까지 서울경찰청 기동본부 산하 경감계급 이하의 경비경찰과 의무경찰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분석했다.
20일 논문에 따르면 경비경찰이 느끼는 직무 스트레스는 5점 기준에서 평균 3.50점이었다.
직무 스트레스의 하위 요인별로는 '역할 모호'가 평균 3.76점으로 가장 높았다. '역할 갈등'과 '역할 과다'는 평균 각각 3.50점, 3.20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비경찰의 업무 특성에 따른 결과라고 논문은 해석했다.
경비경찰은 야기되는 위험이나 위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조직 내에서 업무 수행난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타 부서 경찰과 달리 부대 단위로 구성돼 활동하고 소신보다는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의해 역할이 정해지다 보니 직무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의무경찰의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은 평균 3.10점으로 경비경찰보다 낮았다.
그러나 '역할 모호'(평균 3.90점)에 대한 인식은 경비경찰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반면 '역할 갈등'(평균 2.90점)과 '역할 과다'(평균 2.49점)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의무경찰이 경비경찰에 비해 후방부에 배치되고 직접적인 검거나 체포 등의 활동은 하지 않는 등 치안업무의 보조적인 역할만을 수행하기 때문인 것으로 논문은 분석했다.
유씨는 "경찰의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조직 전체의 성과 저하와 국민에 대한 치안서비스의 품질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며 "선진국과 같이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 연구를 다각도로 진행하는 동시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도입·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