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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암벽, 하루 100m씩… 앤디 커크패트릭 '사이코 버티컬'

스포츠뉴스팀 기자  2013.12.09 08: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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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 버티컬'은 영국의 고산 거벽 등반가인 앤디 커크패트릭이 2001년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있는 1000m 수직암벽 엘 캐피탄의 '레티슨트 월 루트'를 단독 등반하는 이야기다. 이를 중심으로 알프스와 남미 파타고니아에서 펼치는 극한등반을 전한다.

레티슨트 월 루트는 1995년 초등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인공등반 암벽 루트로 평가 받았다. 이 루트는 인공등반 난이도 A5급이다. 추락하면 모든 확보물이 다 빠져 죽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식량과 물을 끌어올리며 이 루트를 13일간 단독으로 등반한다. 종일 올라가는 거리는 고작 100여m 남짓이다. 몇 번씩이나 추락을 경험한다.

"위로 올라서서 그 와이어에 카라비너를 걸었다. 카라비너 무게만으로도 빠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빨리 넘어가. 시작할 때부터 세운 첫 번째 원칙을 깨고, 나는 그것을 확인해보지 않기로 했다. 심장이 떨렸지만 불량한 아래 확보물에서 더 불량한 그곳으로 체중을 옮겼다. 빨리! 내 모든 인생이 1달러짜리 코퍼헤드의 합금 덩어리에서 삐져나온 짧은 와이어에 달려있었다."

수직 암벽에서 벌이는 단독 등반은 중력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 안에 있는 의구심과 싸우면서 자기확신을 찾아내는 일이다. 저자는 위험한 등반 행위와 사랑하는 가족 사이에서 끊임없이 번민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자기확신을 통해 스스로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삶에 대한 용기를 얻어나가는 저자의 태도는 감동적이다.

"흙에 드러누웠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였다. 내가 지금까지 상상해온 것보다 세상이 아름답게 보였다. 사방은 고요했고, 내 마음 속에는 평화가 흘렀다. 더 이상 확보가 필요 없다. 마침내 나는 나 자신을 이겨낸 것이다. 그곳에서 나는 수평의 공간과 중력의 해방을 즐기며 오랫동안 누워있었다. 난 이제 더 이상 내 인생에서 추락하지 않을 거야." 김동수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