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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신임 백지선 男대표팀 감독 "경쟁하라"

스포츠뉴스팀 기자  2014.08.18 14: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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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활약했던 백지선(47) 신임 아이스하키 총괄 디렉터 겸 남자 대표팀 감독이 시작부터 '경쟁'에 방점을 찍었다.

백 감독은 18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게 항상 경쟁을 강조한다"며 "퍽을 갖고 있지 않으면 빼앗아 오고 1대1에서는 밀리지 말라고 주문한다"고 밝혔다.

서울 태생인 백 감독은 1세 때 캐나다로 이주했다. 1985년 NHL 신인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170순위로 피츠버그 펭귄스에 지명됐고, 1991년 한국인 최초로 NHL 무대를 밟았다.

NHL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피츠버그 소속이었던 1990~1991·1991~1992시즌에는 두 차례나 우승팀에 주어지는 '스탠리컵'을 품에 안았다.

특히 1990~1991 스탠리컵 플레이오프 파이널에서는 6경기 가운데 5경기에 출전해 팀의 정상득극에 단단히 힘을 더했다. 6차전에서는 팀의 7번째 골을 터트리는 기쁨까지 맛봤다.

이후 LA 킹스와 오타와 세네터스 유니폼을 입은 백 감독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영국리그에서 활약한 뒤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지도자로서도 순항했다. 2005년부터 아메리칸하키리그(AHL) 그랜드 래피즈 그리핀스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백 감독은 2013~2014시즌까지 9시즌을 치러 구단 사상 최장기 코치 재임 기록을 세웠다.

슬로바키아 대표팀 공격수 토마스 타타르(24)와 토마스 유르코(22), 스웨덴 대표팀 공격수 구스타프 나이퀴스트(25) 등이 백 감독의 손을 거쳐 NHL에 입성했다.

백 감독은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아이스하키 발전을 돕게 돼 기쁘다. 항상 대한민국 대표팀을 지도하길 꿈꿨다"며 "가족과 떨어지는 것이 힘들었지만 국민들에게 받은 많은 사랑을 되돌려주기 위해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아이스하키 분위기는 좋지 않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 4월 안방에서 열린 IIHF(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에서 5전 전패, 내년 대회 그룹B 강등이 확정됐다.

백 감독은 "실망감이 크다는 것은 반대로 기대감이 컸다는 이야기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며 "어린선수들을 육성하고 그들을 교육할 수 있는 지도자를 육성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부적으로는 모르지만 2002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보다 경기장이 늘어나는 등 많은 발전을 했다"며 "지도자 교육을 강화하면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 대표팀은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대표팀뿐만 아니라 유소년 하키에서도 충분한 발전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출전에 대해서는 "매우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역예선을 통과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가능성이 매우 낮은 한국은 '개최국 자동출전권 부활'을 노리고 있다. 아이스하키 개최국 자동 출전권은 2006토리노대회를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그는 "국제연맹과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고 있기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도 함께 성장해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감독은 오는 9월에 열리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총회에 직접 참석, 경기력 향상 계획을 설명하는 등 개최국 자동출전권 부활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선수 선발 기준으로 "성격·성품·열정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선수들은 이미 기술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성격·성품·열정 그리고 하고자 의지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으로는 주저 없이 '경쟁'을 꼽았다.

백 감독은 "선수들에게 언제나 경쟁하라고 주문한다"며 "퍽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는 빼앗아 와야 하고, 1대1에서는 절대 밀리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프로그램에 맞춰서 매일 훈련하면서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매일 발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어 소통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하키는 공용어이기 때문에 선수들과 소통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하키용어를 알아들을 수 있게끔 지속적으로 교육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NHL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던 한국인 박용수(38) 코치도 함께했다. 박 코치는 어시스트턴트 코치 자격으로 18세 이하 대표팀선발 트라이 아웃과 남자 대표팀 후보 선수 초청 캠프에서 백 감독을 보필한다.

"한국으로 돌아와 영광스럽다"고 운을 뗀 박 코치는 "충분한 선수 경험을 한국 선수들에게 전수하고 지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매일 발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