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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 남편 시신 10년을 집에 보관? 풀리지 않는 의혹

강신철 기자  2014.08.08 1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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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 빌라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포천경찰서는 8일 구속된 이모(50·여)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씨는 자신의 집 고무통에서 발견된 부패 시신 2구 중 신원이 확인된 전 직장동료 A(49)씨를 말다툼하던 중 스카프로 목을 졸라 살해하고 고무통에 넣어 유기한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됐다. 

경찰은 그러나 내연남을 살해된 걸로 확인했으나 사망경위가 미궁속에 있는 남편 박모(51)씨는 ‘사망원인 불명’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이날 사건을 검찰에 넘길 계획이지만 남편의 사인과 유기 경위 등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해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이씨와 이씨의 큰 아들(28)은 숨진 남편에 대해 “10년 전 집에서 자연사했고 경찰조사가 두려워 시신을 고무통으로 옮긴 뒤 방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실제 두 모자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는 진술이 진실에 가까운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자연사한 남편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장례도 치르지 않은 채 무려 10년을 집안 고무통에 넣어 보관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경찰서 안팎의 주장이다. 

특히 시신이 발견될 당시 집안에는 혼자 울고 있는 이씨의 막내아들(8)도 발견돼 충격을 줬다. 이씨가 어린 아들을 시신과 산더미 같은 쓰레기, 악취가 진동하는 집안에 방치해온 점도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다. 

경찰도 10년이나 시신을 보관해온 점 등 여러 정황상 ‘자연사했다’는 이씨의 진술에 의문점이 많다고 보고, 살해 가능성도 수사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 남편사망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고, 주변을 수소문해 남편이 2004년 포천 관인면의 한 농장에서 관리원으로 근무하다 퇴사한 사실도 확인했다. 그 뒤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현재 고무통에서 발견된 시신 2구에서 졸피뎀과 독실아민 등 수면제 성분 2종이 검출된데 이어이씨의 빌라에도 유사 성분의 수면제가 발견된 만큼 이씨가 수면제를 사용해 살해했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포천경찰서는 이날 수사 상황을 브리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