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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J 김준수, 그에게 뮤지컬이란…21매분량 와이드 인터뷰

연예뉴스팀 기자  2013.12.06 09: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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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뮤지컬 데뷔작 '모차르트!' 15회 4만5000석 매진, 2011년 2월 뮤지컬 '천국의 눈물' 20회 3만2000석 매진, 6월 '모차르트!' 앙코르 13회 2만3000석 매진, 지난해 2월 '엘리자벳' 초연 32회 5만5000석 매진, 올해 여름 '엘리자벳' 재연 14회 3만석 매진.

한류그룹 'JYJ' 멤버 김준수(26)가 뮤지컬배우로 데뷔한 이래 거둔 성과다. 아이돌의 인기 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치다. 부침을 거듭하는 공연시장에서 김준수만큼은 블루칩이다.

김준수의 네 번째 뮤지컬 출연작 '디셈버: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그래서 관심을 끈다. 내년 탄생 50주년을 맞는 가수 김광석(1964~1996)의 명곡들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7번방의 선물' 등을 배급하며 올해 영화계의 큰손 CJ E&M를 제친 영화 투자·배급사 NEW의 계열사 쇼&뉴가 처음 제작하는 뮤지컬, 영화와 연극을 오가는 장진(43) 감독의 첫 뮤지컬….

화제가 될만한 것들이 많지만, 김준수가 캐스팅됐다는 이유만으로 '위키드' '고스트' '맨오브라만차' '카르멘' '베르테르' 같은 블록버스터 뮤지컬이 즐비한 연말 공연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당연하게도 지난달 1차 티켓 오픈에서 자신의 출연 회차분 중 90%인 4만석을 팔아치웠다.

김광석이 아닌, 김광석의 음악과 노래가 풍미한 시대가 배경이다. 총 24곡을 극에 녹여넣었다. 김광석이 부른 18곡과 자작곡 4곡, 미발표곡 '다시 돌아온 그대'(작사·곡 김광석)·'12월'(작사 조현주·작곡 김광석) 등이다.

김준수에게 김광석은 '알고 싶은 사람'이다. "노래 자체가 운율도 좋지만, 가사가 정말 음유시인이라는 말이 그대로 맞는 것 같다. 삶의 애환을 가장 잘 표현한 노래라고 하는데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그 시대가 간접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광석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날들'과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12월'이다. "'그날들'이라는 노래는 이번 뮤지컬에 합류하면서 처음 들었는데, 이렇게 좋은 노래를 내가 왜 몰랐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12월'은 우리 작품 제목 분위기와도 너무 잘 어울리고 마음에 듭니다."

'엘리자벳' 등 그간 김준수는 주로 송스루 위주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장 감독이 연출하는만큼 연극적인 요소가 강하고 유머가 녹아들어갔다. 기존의 뮤지컬보다 연기력을 더 요구한다. 게다가 20대와 40대를 동시에 연기해야 한다. "이렇게 대사가 많은 것은 처음이에요. 많은 부담이 됐죠."

하지만, 연습은 즐겁다. "캠퍼스가 배경이잖아요. 제가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낸 것이 아닌데 그것을 간접적으로 느끼니 신나요. 특히 강의실과 축제 장면이요."

'죽음'인 '토드'를 연기한 '엘리자벳' 등 그는 주로 뮤지컬에 홀로 섰다. 현실보다는 판타지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런데 '디셈버'에서는 배우들과 부딪히는 신이 많다. 그들과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감성과 장면을 연기한다.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좋아요. 이번에 연기할 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배우들과 친해지는 것이었어요. 아직 연기를 해보지 않아서 부끄러움을 타는데, 상대 배우들과 친하지 않으면 더 티가 날 것 같았죠. 배우들이 워낙 착해서 잘 대해주세요."

장 감독이 뮤지컬을 처음 연출한다는 것은 뒤늦게 알았다. "음악적인 것을 잘 알고, 악기도 잘 다루셔서 뮤지컬이 처음인줄 전혀 몰랐어요. 그런데 연극적인 요소가 많아 '디셈버'에 장진 감독님만큼 어울리는 분도 없을 것 같아요."

'모차르트!'로 데뷔한 이래 뮤지컬배우로 자리매김 했음에도, '아이돌'이어서 티켓 파워가 대단하다는 의심은 여전히 따라다닌다. "저도 처음에는 얼떨결에 뮤지컬을 시작했어요. '모차르트'라는 이름이 너무 좋아서 시작한 거죠. 제 자신도 거품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인정했다.

중요한 건 티켓값을 지불하고 자신을 보러 와준 관객들에 대한 예의다. "티켓값이 아깝다는 생각만 들지 않게 하겠다고 '모차르트!'때부터 생각을 해왔어요. 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만하지도 않고 그렇게만 하자고 생각했죠. '모차르트!' 처음 할 때도 욕을 먹었고, '디셈버'가 막이 올라도 일부에서는 욕을 들을 거예요. 하하하. 어떤 배우든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해요. 저는 해온 작품 수에 비해 사랑을 많이 받는 것도 사실이고요. 언제 그런 이미지를 벗어날 지 모르겠지만, 그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기보다는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김준수의 창법은 뮤지컬 쪽에서는 가요 같다, 가요 쪽에서는 뮤지컬 같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가요를 부르는 이번 뮤지컬에서는 한결 유연하게 적응할 법하다. 그러나 김준수가 이 뮤지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가창의 기교가 아니다. 연기적으로 감정을 살리는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울림이 담긴 김광석의 노래에는 그것이 더 맞다고 판단했다.

"연습하다 보니, 노래의 음정이 나가도 더 좋을 수 있겠더라고요. '엘리자벳', '모차르트!' 같이 가창력을 뽐내기보다는 감성을 표현하려고 하고 있어요. 깔끔하게 음을 뽑으려기보다는 쇳소리가 들어있어도 그냥 내는 거죠. 그래서 매번 부를 때마다 노래가 달라져요."

뮤지컬스타로 안착한 김준수는 지난해부터 연말에 '시아 발라드 & 뮤지컬 콘서트 위드 오케스트라'를 열고 있다. 자신의 곡과 뮤지컬 넘버 등을 30~40인 오케스트라 편성과 함께 들려주는 콘서트다. 30, 31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올해 콘서트도 매진됐다. 1만3000석이 티켓 오픈 15분만에 다 팔려나갔다.

"뮤지컬을 못 본 분들을 위해 쇼적인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 지 고민하는 공연이죠. 뮤지컬을 통해 저를 본 분들이 편하게 올 수 있는 콘서트이기도 하고요. 아이돌 가수로서 춤과 퍼포먼스를 배제한 공연을 통해 음악적으로 평가 받고 싶은 마음에 연 콘서트죠. 기존 콘서트 때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연말 뮤지컬 대전에서 '디셈버'의 가장 큰 장점은 창작극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완성도를 갖춰 들어오는 라이선스 뮤지컬도 대단하지만, 우리네 정서와 교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작품이죠."

김준수는 앞서 창작뮤지컬인 '천국의 눈물' 출연 당시 적응이 힘들었다. 그러나 라이선스와 균형을 맞추고자 또 창작뮤지컬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디셈버'을 통해 창작극으로 관객들에게 보답할 수 있고, 약속을 지켜나갈 수 있어 좋아요. 특히 이번에는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많죠. 많이 배우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분들이 많이 나와서 연기적으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아요. 그 분들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이 끝나고 나면 감독님과 배우들에게 정말 배우는 게 많을 것 같아요."

'디셈버'를 비롯해 매번 신작 뮤지컬에만 출연해왔다. 그러나 기존의 작품들 중에서도 출연하고 싶은 작품들이 수두룩하다. "마니아적으로 호평을 받은 '스위니 토드'를 비롯해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하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 '맨오브라만차'에도 출연하고 싶고. '헤드윅'도 여장에 자신이 있어 한번쯤 출연하고 싶어요. 털만 깎으면 완전 여자 다리거든요."

퍼포먼스에도 능한 그의 화려한 춤을 이제껏 출연한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해보고 싶어요. 군무를 신나게 출 수 있는 뮤지컬에 항상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디셈버'에서 같은 역을 맡는 박건형을 비롯해 뮤지컬스타 정성화(38) 조승우(33) 등을 좋아하는 뮤지컬배우로 꼽았다. 특히 조승우에 대해서는 "그분이야 말로 흥행과 실력을 고루 갖춘 선배님이죠. 후배들이면 누구나 그분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할 거예요. 인간적으로도 너무 좋으세요. (스마트폰용 SNS에) 동물 사진 올리고, 참 따뜻한 분이죠"라고 추어올렸다. 뮤지컬 '고스트'에 출연 중인 주원(26), '친구'에 출연 중인 보컬그룹 '2AM' 멤버 창민(27)도 뛰어나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각자의 장점이 있고,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는 마음이다.

김준수의 꿈은 뮤지컬과 이어진다. 자신의 인기가 영원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는 팬들이 자신의 노래나 앨범을 찾지 않으면, 과감히 가수 활동은 하지 않을 작정이다. "가수는 팬들 덕분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분들이 없으면 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단, 뮤지컬은 자신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다. "인기를 떠나서 쭉 하고 싶어요. 가수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그렇게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무대에 오래 서고 싶어요."

한편, '디셈버'는 16일부터 2014년 1월2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지욱'의 마음을 사로잡는 첫사랑 '이연'과 그녀를 꼭 닮은 '화이' 역에는 뮤지컬배우 오소연(28)과 탤런트 김예원(26)이 더블캐스팅됐다. 사랑스럽고 발랄하며 오직 지욱 만을 짝사랑하는 '여일'은 tvN 'SNL코리아'로 주목 받은 김슬기(22)가 맡는다. 지욱의 절친한 친구로 나중에 국회의원이 되는 '훈'은 뮤지컬배우 이창용(29)과 박호산(41)이 나눠 맡는다. 홀로그램 기술과 미디어파사드 기술을 접목, 무대 위에서 김광석을 재현한다. 지욱과 김광석의 듀엣도 예정됐다.

NEW는 '디셈버' 개막을 기념, 김준수가 김광석의 노래들을 재해석한 스페셜 앨범을 다음주 중 온·오프라인에 발매한다. '12월'를 비롯해 '이등병의 편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사랑이라는 이유로' 등 김광석의 노래 5곡이 담긴다. '디셈버'에도 삽입된 곡들이지만 뮤지컬 넘버 그대로 담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