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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 척결 나선 검찰을 둘러싼 질긴 악연

강신철 기자  2014.08.07 12: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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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에 나선 검찰의 칼끝이 정치권을 겨냥한 가운데 이번 수사와 관련한 검찰 안팎의 질긴 악연이 주목받고 있다.

◇검찰과 민주당의 악연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옛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서종예로부터 수백만~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0)·김재윤(49)·신학용(62)의원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이 대검 중수부 폐지 이후 2년 만에 현역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이번 '관피아' 수사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수사팀을 이끌고 있는 임관혁(48·연수원 26기) 특수2부장과 정치권의 질긴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임 부장검사는 김진태(62) 검찰총장 취임 이후 첫 대기업 수사였던 STX 그룹 비리 사건을 맡아 강덕수(63·구속기소) 전 STX 회장을 재판에 넘기는 등 통상의 특수부장들처럼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그는 정치권 뇌물 수사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권 안팎에선 그가 과거 민주당 출신의 인사가 연루된 사건을 자주 맡아 '악연'이 깊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는 2010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서 평검사로 재직하며 한명숙(70·여) 전 국무총리를 수사했다. 한 전 총리는 건설업자에게서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같은해 9월에는 신흥학원 교비 등 81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강성종(48) 전 민주당 의원을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에는 마포구의회 의장 선거에서 금품을 뿌린 혐의로 당시 통합민주당 소속 이모(61·여)씨 등 전·현직 마포구의원 6명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4월에는 18대 대선 당시 후보들의 지지율 결과를 허위로 작성해 유포한 혐의로 민주통합당 국민통합위원회 전 중앙위원 국모(62)씨를 구속하기도 했다. 국씨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의 지지율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에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는 내용의 허위 여론조사 결과를 유포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1월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임 부장검사에 대해 "한명숙 전 총리 수사로 시민단체에 의해 대표적 정치검사로 지목된 검사"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서종예 입법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이나 다음 주 초반에 검찰에 출두할 전망이다.

◇철도시설공단 전·현직 이사장의 악연

'관피아' 비리와 관련해 현역 의원으로선 처음으로 지난 6일 검찰에 소환된 새누리당 조현룡(69) 의원과 고(故)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의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김 전 이사장은 철도부품 납품 업체로부터 뒷돈을 건네받은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으나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유서를 통해 "정치로의 달콤한 악마의 유혹에 끌려 잘못된 길로 갔다. (정계 진출 유혹에 끌린) 길의 끝에는 업체의 로비가 기다리고 있더라"는 내용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김 전 이사장은 오랜 기간 정계 진출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공단을 맡았던 조 의원과의 관계가 상당히 껄끄러워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7월25일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조 의원은 "김 이사장 취임 이후 직원 47명이 징계를 받았다. 직원들을 불신하는 것이냐"고 질타했지만 김 전 이사장은 "80%는 제가 취임하기 이전(조현룡 이사장 시절)에 적발된 사항"이라고 되받아치기도 했다.

조 의원은 2008년 8월부터 3년 동안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했으며, 김 전 이사장은 조 의원의 뒤를 이어 2011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이사장을 맡았다.

조 의원은 국내 철도궤도 부품업체인 삼표이앤씨 측으로부터 납품 편의 등에 관한 청탁과 함께 1억6000만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토해양부 고위공무원 출신인 조 의원은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을 지낸 뒤 2012년 4월 제19대 총선에서 경남 의령·함안·합천 지역구에서 당선돼 국회 국토해양·국토교통위원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조 의원이 철도 관련 상임위인 국회 국토해양·국토교통위원으로 활동하며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거나 부품 안전성 문제 등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금품로비를 받고 철도시설공단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조 의원은 지난 6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16시간에 가까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곧 그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