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추락하는 金가격…비트코인과 엇갈린 운명

김승리 기자  2013.12.06 00:03:11

기사프린트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우려가 부각되면서 금값이 연일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자화폐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런던금시장협회(LBMA) 고시 금 가격은 지난 4일 전 거래일보다 10.25달러 오른 온스당 1227.50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연초(1월2일 온스당 1693.75달러)에 비해 27.5% 가량 폭락한 수치다. 금값이 피크를 찍었던 2011년 9월5일(1895.00달러)에 비해서는 무려 35.2% 가량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금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평균 -30%라는 형편없는 수치를 나타내고 있고, 금 관련 주식도 연일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값의 하락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외에 유로존 회원국인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자구책으로 중앙은행 보유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식이 확대된 점, 중국과 인도의 소비 억제정책이 나온 점 등이 금 투기수요의 위축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종전같으면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때 안정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금값이 올랐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과 유사하게 발행량이 한정적이어서 채굴될수록 희소성이 확대되는 구조를 갖고 있고 익명성까지 가진 비트코인이 안정자산으로 인식되면서 '제2의 금'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해킹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취약성, 각국 정부의 규제 가능성 등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은 정부나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고, 무한정으로 찍어낼 수 있는 기존의 화폐와 달리 수학적 알고리즘에 의해 전체 공급량이 제한돼 있다"며 "국가의 각종 규제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서 금과 같은 역할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값의 폭락을 불러왔던 키프로스 위기는 비트코인의 급등으로 이어졌다.

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높여준 첫번째 사건은 지난 3월 발생한 키프로스 사태"라며 "키프로스는 러시아와 유럽계 자금의 세금 도피처 역할을 하던 곳이었지만 금융위기로 이같은 예금에 과세를 단행하게 됐고 당시 자금 중 일부가 비트코인으로 향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2월말 30.39달러였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4월9일 230달러로 656.6% 급등했다. 현재는 12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금값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내년에 15% 이상 하락하며 1000달러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DB대우증권 전승훈 연구원은 "금 가격의 바닥을 가늠할 수가 없다"며 "양적완화 축소가 이뤄진 후 물가 상승과 함께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윤영교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슈의 영향력이 줄어들면 금 가격의 점진적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