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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주·정주리·장도연이 자신감 있는 이유…코믹컬 '드립걸즈'

연예뉴스팀 기자  2014.08.04 18: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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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이 궁금해하세요. '여자'로서 살고 싶지 않으냐고. 사실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이처럼 대놓고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까르르."(이국주)

이국주, 박나래, 장도연, 장윤희, 정주리, 맹승지, 홍윤화, 심진화. 스스럼없이 망가지며 개그우먼 전성시대를 새롭게 열고 있는 8명이 뭉쳤다. 개그와 노래, 퍼포먼스가 합쳐진 멀티 쇼인 코믹컬 '드립걸즈'를 통해서다.

2012년 안영미, 강유미, 정경미, 김경아 등 개그우먼 4인방을 앞세워 시즌1을 선보인 '드립걸즈'는 지난 두 시즌 동안 90%에 육박하는 객석점유율을 자랑하며 인기를 끌었다.

작년 시즌2에 이어 올해 시즌3에도 합류한 이국주는 4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드립걸즈' 시즌 3 제작발표회에서 "개그우먼으로서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막 대하면 슬프기도 한데 그만큼 털털해지는 것이 있고 저희에게 다가오기가 더 쉽지 않나 해요"라고 웃었다.

이국주가 최근 남성잡지 'GQ' 코리아 화보에서 섹시하게 보이려고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댄 사진이 있는데 ('먹방'으로 웃기는 그녀가) 손가락 먹는 거 아니냐고 네티즌들이 장난쳐도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장도연은 "저희를 막 대하시기 때문에, 그래서 막살기도 해서 편하다"고 맞받아쳤다. 정주리 역시 자신감 있게 살고 있다. "한 남자에게만 (여자로서) 예뻐 보이면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저희 모두 다 남자가 되게 많아요. 그래서 저희는 저희에게 자신감이 있죠. 호호호."

'드립걸즈' 시즌 3은 시즌2와 마찬가지로 두 팀으로 나눠 공연한다. 지난해부터 함께 한 이국주, 박나래, 장도연과 신예 장윤희가 레드로 한 팀을 이룬다. 올해 새로 합류한 정주리, 맹승지, 홍윤화, 심진화가 블루팀으로 뭉쳤다.

자신의 팀에 대한 장점, 서로에 대한 '디스'로 제작발표회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정주리 씨 얼굴이 부러워요. 무엇을 해도 웃기거든요."(이국주) "저는 이국주 씨 이만한 몸이 부럽죠."(정주리)

심진화는 이번 공연 배우 중 공연제작사 CJ E&M 공연사업부문의 출연 제안을 유일하게 받지 않았다. 자신이 먼저 찾아갔다고 털어놓았다. 남편 김원효가 출연한 연극 '대박포차'를 통해 극작가로 데뷔하기도 한 심진화는 "친구인 정경화가 출연한 '드립걸즈' 시즌 1과 '대박포차'을 객석에서 지켜보면서 저도 무대 위에 서고 싶었어요"라고 전했다.

개그우먼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방송에서 너무 이미지를 한쪽으로 몰아가고 있는 건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몸이 다소 큰 이국주와 홍윤화는 먹는 것으로, '못생김'을 연기하는 박나래와 정주리는 외모 자책으로, 장도연·맹승지 등 비교적 예쁜 개그우먼은 백치미로 재단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개그우먼들은 이런 지적에 대한 반대급부로 장점을 더 많이 봤다.

"김지민 씨처럼 환하게 예쁜 얼굴이 아니라 저는 애매한 얼굴이죠. 그래서 아직도 활동 영역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두루뭉술하게라도 '똘아이' 콘셉트를 선보이고 있어요. 제가 특이한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이 괜찮아요. 나만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까요. 호호호."(장도연)

"맹승지가 백치미 캐릭터인데,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에요. 같이 있다 보면 보이는 것이 캐릭터로 나오는 거죠."(심진화)

"주로 뚱뚱한 역을 맡았지만, 나름 섹시한 역도 했어요. 선생님 역도 하고. 백치미 역도 했죠. 그래도 뚱뚱한 것이 주목받지만, 어떻게 보면 나쁜 것 같지는 않아요. 개그우먼으로서 그런 쪽으로 알려졌으니까 식당에 가면 주문한 것보다 곱창을 더 주시는 등 여러 이득을 보거든요."(홍윤화)

그간 못생긴 '외모만' 주목받았던 정주리는 최근 '뒤태'가 예쁘다는 이미지도 고정됐다. "섭섭한 것은 없어요. 저희를 알려주는 캐릭터이니까요. 대신 개그우먼들은 계속 노력을 하고 있죠. 저도 처음에는 '못생긴 애' 이미지만 있었는데 '뒤태'를 중간에 찾은 거죠. 더 많은 부분은 점차 노력해서 얻어야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개그우먼들이 뭐든 시키면 잘한다는 겁니다"라고 웃었다.

시즌 1부터 극작·연출을 맡은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의 오미영씨도 개그우먼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점을 높게 샀다. "희극인이라는 점 때문에, 일반적으로 봤을 때 비교적 낮은 위치에서 망가지는 것이 단점이기는 하죠. 그러나 그 단점을 당당히 드러냄으로써 웃음을 유발해요. 외모에 치우친 부분은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일반 뮤지컬에서 여성 캐릭터가 탄탄한 작품이 별로 없거든요. '드립걸즈'는 여성 4명이 각자 캐릭터를 가지고 한~두 시간을 공연을 끌고 갈 수 있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을 드러내서 웃기려고 한다기보다는 우리가 가진 콤플렉스를 양지로 끌고 나와서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드립걸즈' 시즌3는 23일부터 11월1일까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 신한카드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