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호 태풍 '나크리'(NAKRI)의 영향권에 든 광주·전남 지역에 초속 30m 이상의 강한 바람과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주택과 농경지·도로가 침수되고 가로수가 넘어지는가 하면 지붕과 간판이 파손되는 등 지역 곳곳에서 크고작은 피해가 이어졌다.
◇ 지역 곳곳에 물폭탄
3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 오후 12시까지의 강우량은 광양 백운산 437.5㎜를 비롯해 고흥 368.0㎜, 보성 365.5㎜, 장흥 257.0㎜, 강진 237.5㎜, 해남 땅끝 184.5㎜, 완도 청산도 168.0㎜ 등의 분포를 나타냈다.
지난 3일간의 광주·전남 평균 강우량은 117.3㎜를 기록했다.
특히 남서해안 지방에는 초속 10∼30m의 강풍이 불어닥쳐 시설물 피해가 잇따랐다. 전날 오전 진도 지방에는 초속 34.7m의 강한 바람이 불기도 했다.
광주·나주·담양·곡성·구례·장성·화순·고흥·보성·광양·순천·장흥·강진·완도·영암 지방에 내려졌던 태풍주의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을 기해 해제됐다.
또 해남·무안·함평·영광·목포·신안·진도 지방에 발효됐던 태풍주의보도 오후 1시30분을 기해 모두 해제됐다.
세력이 크게 약해진 태풍 '나크리'(NAKRI)는 같은 날 오전 9시 현재 목포 서쪽 140㎞ 해상에서 매시 15㎞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광주기상청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겠다"며 비 피해에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 곳곳서 침수·파손 피해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10개 시·군에서 총 36건의 재산피해가 접수됐다.
지역별로는 해남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접수된 피해 사례는 농경지 9곳 31.3㏊ 침수, 비닐하우스 2개동 전파(5700㎡), 낙과 2.3㏊, 농협 2곳 지붕파손(660㎡) 등이다.
신안(5건)에서는 조립식 건물 2층 33㎡ 파손(흑산·가거도), 관광안내판 1곳 및 펜스 넘어짐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보성(4건)에서는 주택 11동 침수, 겸백 평호리·석호리 도로 일부 침수, 낙과 37.5㏊, 가로수 5주 넘어짐 등이, 순천(3건)에서는 낙과 31㏊, 전력 일시 정전, 승주~낙안 지방도 857호선 법면 유실(응급복구) 등의 피해가 보고됐다.
고흥과 강진에서는 바지선과 어선(0.86t)이 유실됐으며, 장흥에서는 0.8t 급 어선 2척이 좌초됐다.
또 완도 소안 북암리의 호안도로 40m가 유실되는가 하면 여수 돌산 평사리 도로가 침수됐다. 여수에서는 강풍으로 인해 가로수 25주가 넘어졌다.
진도 조도 동거차도리와 죽도리의 경우 정전피해로 85가구, 172명이 불편을 겪었다.
광주에서는 전날 오후 1시께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야구장 지붕패널 15장이 주변 도로로 날아가는 피해가 발생했다.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1장 당 가로 1m, 세로 3m 크기다. 다행히 차량피해는 없었으나 광주시는 인근 도로 교통을 통제한 뒤 패널을 수거하는 한편 시공사 측에 시설점검을 지시했다.
또 광주 남구 사동 조립식건물 지붕덮게가 훼손되고 서구 치평동 건물 간판이 추락하기도 했다.
다행히 '나크리'로 인한 인명피해는 현재까지 접수되지 않았다.
◇ 태풍속 환자 이송·인명구조
여수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 7시15분께 여수시 남면 금오도에서 관광객 강모(56·여)씨가 부상을 당해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300t 급 경비함을 급파해 육지로 긴급 이송했다.
인천에서 휴가차 섬을 찾은 강씨는 지난 2일 오전 8시께 남해서부 전해상에 태풍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일행과 함께 항포구를 산책하다 2m 아래 해안가 바닥으로 추락, 오른쪽 골반을 크게 다쳐 현지 보건소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앞선 지난 2일 오후 6시40분께 고흥군 봉래면 사양도에서 평소 지병을 않던 주민 정모(79)씨가 구토와 함께 기력을 잃고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지 파출소 경찰관들이 긴급수배한 5t급 낚시어선을 동원해 환자를 육지로 긴급 이송하기도 했다.
지리산 피아골에서는 불어난 계곡물에 고립된 피서객이 119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 바닷길 통제
전남 도서지방을 오가는 62개 항로, 92척의 뱃길도 묶였다.
목포∼홍도 등 24개 항로(45척), 완도∼청산 등 13개 항로(22척), 여수항∼거문도 등 25개 항로(25척)의 배가 이날 오전까지 통제되고 있다.
목포 등 지역 항구에는 2만074척의 어선이 대피해 있으며 3108척의 어선이 육지로 인양됐다.
◇ 응급복구
전남도는 현재 184명의 인력과 42대의 장비를 투입, 침수 또는 유실된 공공시설을 응급복구하고 있다.
또 인명피해 우려 지구 110곳을 점검하는 한편 21곳에 안전선을 설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아울러 산간계곡 야영객과 행락객 등 748명을 긴급대피시켰다. 도내 해수욕장 66곳에 대한 입수금지 조치도 취했다.
전남도는 세력이 약해진 '나크리'가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질, 비를 더 뿌릴 것으로 관측된 만큼 해안저지대와 산사태 및 인명피해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