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청소년(18세 이하) 핸드볼대표팀의 라이트백 박준희(18·천안공고)는 '제2의 류은희'를 꿈꾼다.
178㎝의 큰 신장을 자랑하는 박준희는 얼핏 보면 운동선수 같지 않다. 가냘픈 외형에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소녀 감성'을 지닌 여고생이다.
그러나 만만히 보면 오산이다. 관계자들은 박준희를 국가대표 주전 라이트백 류은희(24·인천시청)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박준희는 천안 성정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핸드볼을 시작했다. 큰 키와 함께 왼손잡이라는 매력이 당시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류은희도 180㎝에 왼손잡이다. 신체조건이 비슷하다.
막내 동생 박진희도 천안여중(2학년)에서 골키퍼로 핸드볼을 하고 있다. 핸드볼 자매다.
박준희는 현재 마케도니아에서 열리고 있는 제5회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대회에 주전 라이트백으로 출전 중이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오세일(47) 감독은 "플레이에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며 아쉬워했다.
박준희는 이번 대회에서 유럽 선수들과 생애 처음으로 붙었다. 2년 전, 핸드볼협회는 이 대회를 앞두고 발탁하려고 했지만 11월생인 박준희의 생일이 지나지 않아 최소 연령제한에 걸려 뽑을 수 없었다.
박준희는 3일(한국시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유럽 선수들의 높이가 높다 보니까 자신감 있게 슛을 시도하지 못한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는 평소에 슛을 때리던 타점에서 때리면 막히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막힌다. 나의 슈팅 기교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힘으로라도 밀고 들어가야 하는데 체격과 체력적으로도 한계를 절감한다"고도 했다.
경험 부족까지 더해지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린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오 감독은 "자신감만 갖고 하면 정말 잘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박준희는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해 연말에 있는 실업핸드볼 신인 드래프트에 나간다. 유력한 전체 1순위 후보로 꼽힌다.
그는 "실업에 가면 힘도 많이 기르고, 언니들이 하는 것을 잘 보고 배우면서 열심히 할 것이다"고 계획을 전했다. 보완할 점으로는 "힘과 스피드, 일대일 능력"을 꼽았다.
닮고 싶은 선수는 당연히 같은 포지션의 선배 류은희다. 큰 키에도 뛰어난 스피드와 일대일 능력을 특히 본받고 싶다고 했다.
박준희는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면서도 "그러나 꾸준히 열심히 해서 반드시 류은희 언니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