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46) 감독이 전날 선발투수였던 강윤구(24)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염 감독은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윤구에게 크게 실망했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아 바로 2군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전날 문학 SK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선 강윤구는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하고 볼넷과 안타, 폭투 그리고 3점 홈런을 얻어맞고 바로 강판됐다.
지난달 26일 삼성 대구전에서 선발 등판해 2⅓이닝 6피안타(2홈런) 4실점을 기록한 뒤 2군으로 내려갔던 강윤구는 등록된 지 하루 만에 다시 1군 명단에서 제외됐다.
강윤구는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7.34를 기록 중이다. 선발 6경기 성적은 승패 없이 방어율 9.53(17이닝 18자책점)으로 부진하다. 단 한 번도 6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다.
염 감독이 정말 강윤구에게 실망했던 부분은 2군에서 다듬었던 모습을 실전에서 전혀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이날 강윤구의 직구구속은 139㎞까지 떨어졌다. 143㎞를 넘는 공은 단 한 개 뿐이었고 대부분 140㎞ 언저리에서 형성됐다.
염 감독은 "강윤구의 퓨처스리그 등판을 2경기나 직접 가서 봤다. 그때는 직구가 146~147㎞에서 형성됐다"며 "안 좋았던 폼이 그대로 나왔다. 직구 구속까지 어이없이 떨어져 나아지기 어렵다고 보고 바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군에 계속 두는 것보다는 다시 (기본부터)해야 할 것 같았다"며 "스스로도 크게 실망했을 텐데 1군에서 계속 등판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염 감독은 "강윤구는 앞으로 15년 더 야구를 할 선수"라고 다독였다. 고졸 신인인 강윤구는 프로 6년차이기는 하지만 아직 24세에 불과하다.
염 감독은 "윤구에게 새롭게 시작하라고 말했다. 지금 잘 해두면 15년은 야구를 할 수 있다"며 "앞선 것은 모두 잊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격려했다.
한편 넥센은 강윤구를 대신해 신인 우완투수 김동준(22)을 1군에 등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