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K리그올스타전]상암벌에 울려퍼진 '위숭빠레'…'아듀' 박지성

스포츠뉴스팀 기자  2014.07.25 22:35:10

기사프린트

'영원한 캡틴' 박지성(33)의 마지막 무대는 유난했던 이날 더위만큼이나 뜨거웠다. 경기장에 내렸던 장대비도 박지성을 향한 사랑을 식히지 못했다.

박지성은 2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TEAM 박지성'을 끝으로 지난 24년 간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난 5월14일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은 그동안 전 소속팀 에인트호벤의 방한 경기(5월24일)와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자선 경기(6월2일)에 나서며 팬들과의 작별 준비를 했다.

앞선 경기는 모두 이날 올스타전을 위한 예행연습에 지나지 않았다. 박지성은 이날 올스타전을 끝으로 기약 없는 이별을 고했다. 

박지성을 현장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팬들은 너도나도 경기장을 찾았다. 

지방에 있는 팬들도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박지성 사인을 받기 위해 미리 나눠준 번호표는 5분 만에 전부 소진이 될 정도였다.

박지성 사인을 받기 위해 전북 익산에서 올라왔다는 대학생 이승환(25)씨는 "오전 8시에 출발해 오후 2시께 이곳에 도착했다"면서 "원했던 박지성 번호표는 받지 못했다"며 아쉬워 했다.

은퇴를 선언한지 두 달이 넘었지만 박지성의 인기는 여전했다. K리그에서 뛴 경험은 없어도 팬들은 박지성의 플레이에 목말라 했다.

프로축구연맹은 박지성이 떠나는 길에 특별감사패를 수여하며 한국 축구에 기여한 공을 기렸다. '팀 박지성'의 감독이자 영원한 스승 히딩크 감독은 제자의 마지막 모습에 꽃다발을 안기며 그동안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경기 전 마이크를 잡은 박지성은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리고 이 경기를 계기로 K리그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짧은 인사말을 남기면서 자신의 인기가 K리그로 옮겨갈 수 있기를 바랐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전·후반 40분씩으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전반 31분만을 소화한 채 백지훈(29·울산)과 교체돼 나갔다. 

전반전에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던 박지성은 후반 7분 다시금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으며 팬들의 응원에 화답하기도 했다.

박지성은 센터라인 부근에서 공수 연결고리를 톡톡히 했다. 지난 5월 은퇴한 뒤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한 것치고는 특유의 감각은 살아있었다. 

성실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상대의 공을 뺏어내는가 하면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전반 7분 터진 팀 동료 강수일(27·포항)의 선제골 때는 김병지(44·전남)와 함께 '부케 세러모니'를 통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볼거리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전반 26분에는 상대편과 가벼운 몸싸움으로 주심을 맡은 하석주(46) 전남 감독의 경고를 받자 평소답지 않게 강하게 어필하기도 했다. 

박지성의 강한 모습에 놀란 하석주 감독은 옐로카드를 꺼내려다 레드카드를 실수로 꺼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팀 박지성의 사령탑을 맡은 거스 히딩크(68) 감독은 전반 30분 이틀 뒤 새신랑이 될 박지성을 배려해 백지훈과 교체시켰다.

한 번 나갔던 박지성은 팬들의 반응을 등에 업고 후반 8분 다시금 교체 투입됐다. 김재성(31·포항)과 바통터치했다.

관중들은 자발적으로 PSV에인트호벤 시절 박지성 응원가였던 '위숭빠레'를 부르기 시작했다. 상암벌이 한동안 '위숭빠레'로 가득찼다.

팬들의 기를 받은 박지성은 후반 19분 동점골로 화답했다. 골을 넣은 박지성은 어김없이 스승인 히딩크 감독을 찾아 포옹하며 각별한 사이임을 확인했다. 

마지막 무대에서 맹활약한 박지성은 올스타전 스무 번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