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을 찾는 피서객 수가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강원도가 최근 5년간 7~8월 강원도를 찾은 여름 관광객 수를 집계한 결과 2008년 3029만명이던 피서객 수가 지난해 2030만명으로 뚝 떨어져 5년 새 30%나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세는 동해안 빅 4 해변으로 불리는 경포·망상·속초·낙산해변에서 더 두드러진다.
2008년 경포해변의 피서객 수는 1033만명이었으나 지난해 458만명으로 5년 새 절반 이상 줄었다.
망상은 2008년 599만명이었으나 지난해 100만명으로 줄었고 384만명이던 낙산은 126만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여름 동해안을 찾는 피서객의 발길이 줄면서 여름휴가 1번지라고 불리던 명성은 옛말이 됐다.
◇'선텐·수상레포츠·외국인·장애인' 전용 해변 특화 시도
이렇다 보니 지자체마다 피서객 모시기에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다. 고민 끝에 나온 게 '특색 해변'이다.
강릉시는 지난해 선보였던 사근진 애견해변을 폐지하고 대신 전국 최초로 여성 전용 선텐 비키니해변을 선보였다.
주문진 소돌해변과 연곡해변은 어린이 전용 해변과 어린이만을 위한 작은 수영장을 갖춘 가족해변으로 만들었다.
정동진은 연인해변, 옥계해변은 단체 피서객을 위한 해변, 주문진은 수상레포츠 전용 해변으로 특화됐다.
양양군은 캠핑 문화 확산과 캠핑족 증가에 발맞춰 낙산해변 오토캠핑장과 솔밭 야영장 115면을 더 갖춰 개장했다.
동해시도 망상해변 제1오토캠핑장에 이어 제2오토캠핑장 134면을 추가 설치해 피서객을 맞고 있다.
삼척시는 삼척·맹방해변의 시설물을 전부 무료로 제공하며 피서객 유치에 나섰다. 속초시는 외국인과 장애인을 위한 통역 등 도우미 서비스와 휠체어 등을 제공한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어느 해변에서도 선텐을 할 수 있는 데 굳이 선텐만을 위해서 사근진을 찾는 피서객이 어느 정도 될지 미지수다. 연인해변도 이름만 그렇게 붙였을뿐 특화된 내용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명칭만 차별화하는 것보다 실질적인 내용면에서 차별화 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여름해변 볼거리 놀거리 매년 똑같아…피서객 유치 역부족
지자체들은 특색 해변 외에 축제성 볼거리와 체험행사를 준비했다.
이 역시 피서객 유치를 위해서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축제성 볼거리나 체험행사들이 피서객을 유인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는 데 있다.
여름해변 문화축제, 감자캐기, 각종 수산물 맨손잡기 체험, 시식회 등 매년 똑같은 천편일률적인 소규모 행사로는 탈출구를 찾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가평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보령머드축제는 모두 여름 휴가 시즌에 맞춰 열리는 대표적인 지역축제의 성공사례다.
지난해 열린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약 8만5000명이 찾았고 가평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에는 내외국인 관광객 27만명이 발걸음 했다. 보령머드축제는 외국인 24만명을 포함 약 308만명이 다녀가 634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거뒀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해외관광이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 단순히 바다에만 들어가는 해수욕관광이나 획일적인 관광프로그램으로는 피서객을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해마다 피서철이면 강원도 도로가 포화상태에 이르는 교통정체 현상도 피서객들이 동해안을 외면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지자체 관계자는 "워터파크가 많이 생기면서 최근 몇년간 피서객이 많이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는 특색 해변을 갖춘 만큼 피서객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속초해변이 강원 동해안에서 처음으로 해수욕장을 개장한 데 이어 지난 11일까지 순차적으로 91곳의 해수욕장이 모두 개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