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SK 와이번스 선발진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왼손 투수 고효준(31)이 후반기에는 더 큰 책임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고효준은 2011시즌을 마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4월29일 소집해제하고 곧바로 복귀했다.
상무나 경찰청이 아니라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한 선수들에게는 복귀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SK만 살펴봐도 채병용과 나주환이 제대로 복귀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몸 관리를 잘해온 고효준은 빠르게 복귀했다. 5월초 3군에 합류해 실전을 치렀고, 5월 중순 2군 경기에 나서 실전감각을 끌어올렸다. 고효준은 소집해제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5월23일 1군 무대로 돌아왔다.
복귀전이었던 지난 5월23일 문학 LG전에서 1이닝 7실점하면서 혹독한 신고식을 한 고효준은 이후에도 좀처럼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고효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그는 6월8일 문학 롯데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5⅔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피칭을 펼쳤다.
이후 두 경기에서 3이닝 9실점, 4이닝 5실점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고효준은 6월28일 문학 LG전에서 5이닝 동안 3개의 안타만을 맞고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해 2011년 9월15일 잠실 LG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이후 1017일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5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고효준은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으나 5이닝 2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펼쳤다.
고효준은 "제대 이후 바로 복귀하는 것이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팀 상황상 그럴 수밖에 없었다. 1군에 복귀한 이후에 감독님께서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고 밝혔다.
그는 "마음이 편해졌고, 제구와 밸런스도 나아지고 있다. 밸런스를 잡는 것도 이전보다 한층 편하다"며 웃어보였다.
"처음에 스트라이크존 적응이 어려웠다. 군 복무 이전보다 훨씬 좁아졌더라"고 고백한 고효준은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이 조금 넓어진 것 같다. 적응도 되면서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군 복무 전 SK '벌떼야구'의 핵으로 활약하며 2009~2011년 3년 연속 100이닝 이상을 던졌던 고효준은 자신의 공에 대해 "그래도 입대 전보다 나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입대 전에는 체력 관리라는 것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공도 별로 좋지 않았고, 팔 상태도 별로였다. 그 때보다 체력적인 부담은 적다"며 "아직 정점은 아니지만 입대 전보다 낫다"고 자평했다.
고효준의 시선은 이미 후반기를 향해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하면서 "늦게 합류하는 만큼 후반기에 치고 올라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던 그다.
고효준은 "사실 전반기에 1승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열심히만 던지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열심히 던지고 있으니 전반기 목표는 달성했다고 보면 된다. 이제 시즌 전부터 세워놓은 후반기 목표를 달성하면 된다. 늦게 합류한 만큼 체력을 유지해 후반기에는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후반기 목표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은 고효준은 "세워놓은 후반기 목표를 달성하면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선수 중에서는 잘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중간계투의 고충을 잘 알고 있는 고효준은 "중간계투진이 과부하가 걸려 선발투수로서 한 이닝이라도 더 던져야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열심히 던지면 승리도 따라올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