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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WC]'월드컵 데뷔전' 김승규, 차세대 주전 골키퍼'로서 희망 보여

스포츠뉴스팀 기자  2014.06.27 11: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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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24·울산)가 월드컵 데뷔전에서 뼈아픈 실점을 맛봤다. 하지만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차세대 주전 골키퍼'로서의 희망을 보였다. 

김승규는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지 상파울루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풀타임 활약했지만 한국의 0-1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이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은 벨기에에 무릎을 꿇으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1무2패(승점 1)로 조 4위에 머물렀다. 

설명이 필요 없는 중요한 일전에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앞선 1·2차전에서 4실점한 정성룡(29·수원) 대신 막내 골키퍼가 기회를 잡았다. 

김승규의 장점은 동물적인 반사신경이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베스트 11 골키퍼 부문에 선정됐을 만큼 그의 타고난 신체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경험 부족이 유일한 단점이었다. 이 때문에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펼친 주전 경쟁에서 정성룡에게 밀렸다. 

홍명보(45)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기에서 변화를 택했다. 부진했던 정성룡을 빼고 김승규를 투입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김승규의 투입은 성공적이었다. 한국의 신예 골키퍼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꿈의 무대에 선 김승규는 떨지 않았다. 매 순간 정확한 판단을 내렸고 민첩하게 움직였다. 안정감이 느껴졌다. 

브라질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는 반발력이 강해 골키퍼 입장에서는 다루기 까다로운 공이다.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골키퍼들의 실수가 자주 나온다. 공을 잡으려다가 놓치는 경우가 많다. 

김승규는 영리하게 골문을 지켰다. 긴 크로스나 중거리슛이 날아올 때에는 지체 없이 펀칭으로 공을 쳐냈다. 

전반 35분 프리킥 상황에서는 공이 길게 넘어오자 무리해서 공을 잡지 않고 안전하고 골라인 밖으로 쳐냈다. 이날 김승규의 플레이에서는 초보다운 실수를 찾아볼 수 없었다. 

장기인 순발력도 살아 있었다.

전반 42분 드리스 메르턴스(27·나폴리)가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슛을 날리자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 실점을 막았다.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던 김승규는 역습 상황에서 클린시트(무실점 경기) 기회를 놓쳤다. 

후반 33분 한국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공을 가로챈 디보크 오리기(19·릴)가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리자 김승규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그러나 그의 몸을 맞고 흘러나온 공을 쇄도하던 얀 페르통언(27·토트넘)이 다시 왼발로 차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16강 진출을 향한 희망의 불꽃이 꺼지는 순간이었다. 김승규의 선방에 이은 수비수들의 커버 플레이가 아쉬운 장면이었다. 

김승규는 이날 추가시간까지 더해 95분을 뛰었다. 벨기에가 총 16개의 슈팅을 날리는 동안 7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벨기에의 세계적인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22·아틀레티코 마드리드·세이브 6개)보다도 뛰어난 활약이었다. 

여전히 성장 중인 김승규가 세계 무대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국 수문장의 세대교체가 불안하지 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