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이 지났다. '6월25일'은 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의 시작을 알린 날이다.
홍명보호는 오는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지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통해 벼랑 끝 승부를 벌인다.
조별리그 통과 여부도 이제 이틀만 지나면 알 수 있다. 분위기는 좋지 않다.
지난 18일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1-1로 비기며 무난하게 출발했지만, 알제리와의 2차전(23일)에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2-4로 완패했다.
홍 감독은 경기 후에 "전체 결과는 나의 실책 때문이다"고 자책했다. 단순한 1패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분위기는 완전히 처졌다.
한국은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불가능하다. 일단 조별리그 최종 상대인 벨기에를 반드시 꺾어야 한다. 그리고 러시아-알제리의 경기 결과를 살펴야 한다.
선수 기용에 대한 부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월드컵을 직전에 두고 스스로 최종명단 선발의 기준으로 삼았던 '소속팀에서의 활약'이라는 원칙을 무시한 채 박주영(29·아스날) 등 몇몇 선수들을 선발해 논란을 불렀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를 두고 '의리 엔트리'라며 비아냥거렸다. 런던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홍명보의 아이들'도 어느새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수식어가 되는 모양새다.
특히 1~2차전에서 공격수의 참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박주영은 과거부터 홍 감독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지만 아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부진한 박주영과 그를 신뢰하는 홍 감독 모두를 향해 비난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이유다.
미국의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자체 예측 프로그램인 SPI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0.8%에 불과하다. 매우 희박하다는 이야기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홍 감독은 200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일구며 지도자로서도 승승장구해왔다.
어쩌면 이번 브라질월드컵이 홍 감독 개인에게 가장 큰 시련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6월2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인간은 안락한 순간보다 도전과 갈등을 통해 평가 받는다"고 말했다. 지금이다.
그는 또 감독 계약과 관련해 "여러분들이 말하는 것처럼 2018년까지 감독(계약)을 한다고 했다면 나의 준비하는 자세가 180도 다를 것이라고 본다. 2년은 협회에 내가 제안한 기간"이라고 했다.
1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월드컵 준비 기간이지만 스스로를 채찍질해 간절한 마음으로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