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브라질WC]한국-벨기에, 16년 전과 완전히 역전

스포츠뉴스팀 기자  2014.06.25 17:19:49

기사프린트

16년 전과는 완전히 역전됐다. 오는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갖는 한국과 벨기에의 처지가 그렇다.

한국과 벨기에는 1998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비겼던 벨기에는 한국을 이길 경우 네덜란드-멕시코전 결과에 따라 16강행을 바라볼 수 있었다.

반면 2전 전패로 탈락이 확정됐던 한국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했다. '월드컵 첫 승'이라는 숙원은 남아있었지만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일찌감치 사라지면서 비교적 마음 편히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벨기에는 전반 7분 만에 뤽 닐리스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한국 입장에서는 네덜란드전 0-5 대패의 악몽이 되살아난 순간이었다.

하지만 똘똘 뭉친 선수들은 실점 후 확 달라진 경기력으로 벨기에를 압도했다. 후반 26분 유상철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춘 한국은 끝까지 1-1을 지켜내면서 벨기에의 16강행을 무산시켰다.

그러나 이번 만남은 그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급한 쪽은 벨기에가 아닌 한국이다. 러시아와 같은 1무1패(승점 1)를 기록 중인 한국은 골득실(한국 -2·러시아 -1)에서 밀려 최하위로 처졌다.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벨기에를 잡아야 한다. 그냥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최소 두 골 차 이상의 압도적인 승리를 챙긴 뒤, 같은 시간 열리는 알제리(1승1패·승점 3)-러시아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알제리가 러시아를 이기면 이마저도 없던 일이 된다. 러시아가 알제리를 대파하면 한국은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

반면 벨기에는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알제리와 러시아를 연달아 제압한 벨기에는 2승(승점 6)으로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행 티켓을 확보했다. 1위냐 2위냐의 문제일 뿐이다.

벨기에의 여유는 훈련 스타일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벨기에 선수단은 지난 24일 축구공이 아닌 골프채를 잡고 망중한을 즐겼다. 한국전에서는 그동안 뛰지 못했던 벤치 멤버들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만 45세 동갑내기 홍명보 감독과 마르크 빌모츠 감독의 조우도 관심거리다. 두 감독의 월드컵 격돌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만남은 1990이탈리아월드컵(2-0 벨기에 승리)이다. 홍 감독은 차세대 수비수로 그라운드를 누빈 반면, 빌모츠 감독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나란히 팀내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홍 감독으로서는 선수 시절의 1무1패 열세를 설욕할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