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 첫 골을 넣은 기쁨보다 팀이 패한 아픔이 더 크다."
'꿈의 무대'에서 데뷔골을 신고한 손흥민(22·레버쿠젠)이 팀 패배에 고개를 떨궜다.
손흥민은 23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이스타지우 베이라-히우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H조 2차전에서 한국이 0-3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5분 만회골을 넣었다.
그는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잡아 수비수 1명을 따돌린 뒤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골맛을 봤지만 손흥민은 웃지 못했다. 전반에만 3골을 내준 한국은 끝내 역전극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2-4로 고배를 들었다.
1무1패(승점 1)가 된 한국은 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월드컵 첫 골을 넣은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골 넣은 기쁨보다는 팀이 진 것이 더 크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국은 알제리의 막강한 공격력에 놀라 전반 중반 대량 실점했다. 후반 들어 손흥민과 구자철(25·마인츠)이 추격골을 뽑아냈지만 전반 3실점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초반 집중력이 안 좋았다. 알제리가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며 "전반에도 후반처럼 바짝바짝 붙었다면 알제리도 힘든 경기를 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우리 실수다"고 아쉬워 했다.
그는 이어 "전반전이 끝난 뒤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고 다들 얘기했다"며 "전반에도 후반처럼 플레이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지만 이제 결과를 되돌릴 수 없다. 그래도 만약 되돌아갈 수 있다면 이번처럼 초반에 실점을 많이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응원을 보내준 국민들에게 손흥민은 "새벽부터 일어나 응원해준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민망하다"고 착잡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은 오는 27일 오전 5시 상파울루의 아레나 지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