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여자축구단을 창단한다.
오규상(57)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은 2일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고려대 재단 이사회에서 여자 축구단 창단을 승인했다. 오늘 고려대 김병철 총장과 창단 협약식을 맺었다"고 밝혔다.
오규상 회장과 김병철 총장은 이날 고려대 총장실에서 협약식을 맺고 고려대 여자축구단 창단을 공식화했다.
이 자리에는 정몽규 축구협회장도 참석해 여자축구단 창단을 축하하고, 적극 지원키로 약속했다.
고려대는 이날 협약식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교육과학기술부에 15명의 체육특기생 신청을 하고 본격적인 창단 준비에 돌입한다.
내년 초 감독 선임을 비롯해 실무적인 작업을 마무리하고 2014년 11월 창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5학년도 입시에서 체육특기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오 회장은 "3년 전부터 고려대 여자축구단 창단을 위해 기울여 온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그동안 실무자끼리의 접촉은 꾸준히 있었는데, 며칠 전 재단 이사회로부터 최종 창단 승인을 받았다. 어려운 결정을 한 고려대 측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9개 대학이 여자축구팀을 보유하고 있다. 한양여대·대덕대·여주대·울산과학대·강원도립대·위덕대·충북 순복음총회신학교·제주 국제대에서 여자축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90년 숙명여대와 이화여대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축구부를 창단했다가 2년 뒤인 1992년 해체한 바 있다. 이후 각 대학에서는 적은 인기와 운영 비용 등을 이유로 여자축구단 창단을 망설여왔다.
연맹은 사학 명문 고려대에서 여자축구단을 창단하면서 다른 대학들까지 동참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대학들이 여자축구단 창단에 대한 뜻은 같이 하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한 상황에서 고려대의 창단 결정이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 회장은 "고려대가 우선 창단을 함으로써 다른 여자 대학이나 명문대에서도 관심을 갖지 않을까 싶다. 먼저 나서는 고려대가 잘 운영해야 한다는 책임의식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15년째 고려대 OB축구회장을 맡고 있는 오규상 회장이 지난 2008년부터 여자축구연맹 회장을 맡아 여자 축구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면서 축구단 창단에 힘을 쏟은 것이 이번 고려대 창단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