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최장신 공격수 김신욱(26·울산·196㎝)이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했다.
김신욱은 19일(한국시간) 브라질 포즈 두 이구아수의 플라멩구 스타디움에서 있은 회복훈련을 마치고 "러시아전에 집중하느라 알제리와 벨기에의 맞대결을 자세히 보지 못했다"면서도 "벨기에의 골 장면은 봤다. 내가 그런 모습(제공권 장악)을 보일 수 있을지 미지수이지만 기회가 온다면 골을 넣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알제리는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었지만 1-2로 역전패했다.
초반부터 4-1-4-1 전형으로 일방적인 수비를 펼쳤던 알제리는 전광석화 같은 역습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기다려야 할 때와 나가야 할 때를 조직적으로 파악한 모양이었다.
철옹성 같은 수비를 바탕으로 버티면서도 상대의 빈틈이 보이면 허를 찔렀다. 벨기에가 후반 중반까지 고전한 배경이다.
그러나 제공권 다툼에서는 애를 먹었다. 벨기에는 0-1로 끌려가던 후반 20분에 마루안 펠라이니(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투입했다. 펠라이니는 194㎝의 장신이다.
후반 중반까지 벨기에를 괴롭혔던 펠라이니가 들어오자마자 한순간에 흐름을 내줬다. 체력 저하 속에서 장신의 포스트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어려움을 겪던 알제리는 기어이 펠라이니가 교체 투입된 지 5분 만에 헤딩골을 허용했다. 펠라이니는 높은 제공권을 활용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홍명보(45) 감독이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김신욱은 K리그에서 가장 잘 나가는 공격수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6골로 득점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머리로만 통산 34골을 터뜨려 K리그 역대 최다 헤딩골 기록을 보유하기도 했다.
김신욱은 알제리의 체력 저하가 예상되는 후반 중반에 조커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알제리의 주축 수비수 중에 핵심인 마지드 부게라(32·레퀴야·190㎝)를 제외하면 대부분 180㎝대 중반이다. 김신욱보다 한참 작은 신장이다.
벨기에-알제리의 경기 이후에 '김신욱 활용법'이 부상하는 배경이다.
김신욱은 전날 러시아와의 1차전에 결장한데 대해 "아쉬움은 없다"며 "다른 선수들의 활약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개인보다는 팀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저 평소대로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누가 나갈지는 감독님이 결정하실 것이다. 나는 내 역할에만 충실할 따름이다"며 "기회가 온다면 가진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더했다.
한국과 알제리의 H조 조별리그 2차전은 오는 23일 오전 4시 포르투 알레그리의 이스타지우 베이라-히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