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기업 임원으로 재직하다 2년 전 은퇴한 60대 김모씨는 지난해 강원도의 한 마을에 제2의 주택(세컨드하우스)을 마련했다. 현재 거주 중인 서울 강남구 아파트 외에 별장 개념의 주택을 새로 지은 것. 그는 자연 경관이 뛰어나고 고속도로를 이용한 서울과의 접근성이 높다고 판단해 강원도를 택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100㎞ 이상의 거리는 부담이었고 주말에는 교통 체증으로 4~5시간 이상 걸리기 일쑤였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2~3일은 머물렀지만 갈수록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자주 가지 않으니 먼지가 앉고 잡초가 무성해지면서 관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주말이나 휴가를 도시 근교나 지방에서 보내기 위해 마련한 레저용 주택인 세컨드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은평구 진관동 '은평한옥마을' 내 단독주택용지를 이달 중 공급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SH공사에 따르면 이번 공급용지는 총 45필지다. 분양가격은 3.3㎡당 평균 730만원으로 정해졌다. 필지당 규모(135~410㎡)를 감안하면 3억~8억원 수준이다.
은평한옥마을은 약 6만5500㎡ 규모의 한옥 전용 주거지다. 은평구 진관사로 가는 입구에 위치한 뉴타운 3-2지구 단독주택 부지 안에 조성된다.
전체 공급 대상 토지는 156필지, 3만6766㎡다. 한옥만 지을수 있는 단독형(135~410㎡) 141개, 점포도 같이 들어설 수 있는 근린생활형(190~405㎡) 14개, 주차장 등 공익시설용(361㎡) 1개 등으로 구성됐다.
직선거리로 따지면 서울시청과 9㎞ 떨어져 있어 도심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 교통을 이용해도 20분 정도면 오갈 수 있다.
또 주민센터·병원·쇼핑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대형마트·영화관 등이 들어서는 복합 쇼핑몰도 건립 예정이다.
가까운 거리에 뉴코리아CC·서울한양CC 등 골프장도 있고 자율형 사립고인 하나고등학교도 길 건너에 위치했다.
동북쪽으로 북한산 국립공원, 서쪽 마을 뒷편으로는 이말산과 진관근린공원이 놓여있어 생태적인 입지도 빼어나다. 마을 앞에는 북한산 둘레길 9구간이 지나고 고려 현종 때 지어진 진관사·삼천사, 맹꽁이 서식지인 자연습지도 자리잡고 있다.
향후 관광명소로 떠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은평한옥마을은 주변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며 관광명소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며 "서울 북촌의 경우 3.3㎡ 당 매매가가 30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목적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한 곳"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표적 한옥마을인 서울 북촌이나 전주의 경우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주거 목적 외 음식점이나 갤러리 등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옥 그 자체의 매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옥은 나무와 흙, 돌로 지은 친환경 무공해 주택이다. 자연재료와 특수 단열재로 냉난방비가 10% 절감되는 효과도 있다. 그럼에도 건축비는 일반주택과 큰 차이가 없다.
아울러 은평한옥마을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한옥에 불리하게 적용됐던 건축법상 일조권과 조경 등의 여건을 보장받을 수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은평한옥마을의 최장점은 서울 도심 내에서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누리고자 하는 세컨드하우스의 새로운 추세에 부합한다는 점"이라며 "주 5일제 근무 정착과 여가중시 문화가 확산되면서 중장년층은 물론 30~40대 젊은 세대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평한옥마을 현장을 방문하면 은평구청에서 운영 중인 한옥체험관과 SH공사가 건축한 시범한옥마을을 체험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SH공사 한옥팀(02-3410-7960)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