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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정정불안 확대... 한국 경제에 찬물

김창진 기자  2014.06.16 2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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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이라크 제 2의 도시인 모술과 티그리트 등 이라크 서북부 지역을 장악, 바그다드로 진격함에 따라 정정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라크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인력들은 안전 지역으로 대피하는 등 사태의 추이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라크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100여곳이고, 인력은 1400여명이 파견돼 있다"며 "현재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화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유전 사업과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ISIL이 점령한 이라크 서북부 지역은 위험하기 때문에 이 부근에 있는 인력들 50~100여명을 쿠르드 자치정부 내 아르빌(동북부 지역) 등 안전 지역으로 대피시킨 상황"이라며 "확전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의 경우 쿠르드 자치정부 내 바지안, 상가우사우스, 하울러 등 3개 광구에서 조업 중이다. 쿠르드 자치정부 내 아르빌, 바지안에서 카바트 발전소(300㎿), 바지안 변전소(400㎸) 등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도 하고 있다. 현재 SOC 전체 사업 공정률은 24.3% 수준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쿠르드 자치정부에 한국기업과 인력 보호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국지전과 전면전 발생 상황을 가정하고,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지전 발생 시 ISIL 점거지역에서 인접한 하울러 광구에서 일시적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인력 대피를 완료한 상태다. 바지안 광구의 경우 반납할 예정이기 때문에 영향이 없다. 상가우사우스 광구는 쿠르드 자치정부의 남부에 있어 공격 받을 가능성이 낮아 현장 인력 3명을 유지시키고 있다.

SOC 건설 현장은 직접적으로 공격 받을 가능성이 낮으나 물류 수송이 일시적으로 지장을 받을 수 있어 석유공사는 외교부 지침에 따라 포스코 건설 인력들을 현장에서 대피시켰다.

가스공사는 유전 2개(바드라, 주바이르), 가스전 2개(아카스, 만수리아) 등 4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가스공사는 80여명으로 구성된 이라크 사업단이 현재 4개 사업을 관할하고 있다. 현재 72여명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있고, 해외배관사업팀 3명은 아르빌 숙소에, 주바이르 사업을 맡고 있는 5명은 바스라 캠프에 있다고 가스공사는 설명했다.

민간에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한화건설, 삼성엔지니어링, 쌍용건설 등 원도급 업체 20곳과 하도급 업체 60여곳 등 80개 국내 건설업체(한국인 직원 1200여명)이 진출해 있다. 이들 건설업체도 현장을 운영하며, 확전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건설과 한화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하면 대부분 현장 개설 전 단계로 2~3명을 파견한 곳이 대부분이다. 현장을 운영 중인 업체도 내전에 따른 피해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한화건설의 경우 본사 인력 500여명, 협력업체 500여명, 외국인 근로자 1만여명이 현지에 머물고 있어 상주 인원이 가장 많다.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현장이 이라크 바그다드 남쪽 12㎞ 부근으로, 내전이 진행 중인 북쪽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현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도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서 알포 방파제 공사 등 3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정상적으로 현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초기단계인 주바이르 프로젝트를 제외한 바드라, 웨스트 쿠르나-2 프로젝트 등 2개 현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바드라는 바드다드 남동쪽 180㎞, 웨스트 쿠르나-2는 바그다드 남동쪽 550㎞에 위치해 있고, 시아파가 대부분인 지역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