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잠수함 투수 우규민(29)이 SK 와이번스를 제물로 '부진 탈출'을 예고했다.
우규민은 1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LG의 15-2 대승에 앞장섰다.
우규민은 이날 호투로 시즌 4승째(4패)를 수확했다.
이날 우규민이 보여준 피칭은 '부진 탈출'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4월 한 달 동안 5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점 5.59로 부진했던 우규민은 5월에 완전히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5월 한 달간 5경기에서 24이닝을 소화한 우규민은 패배없이 3승을 따냈다. 평균자채점은 1.50에 불과했다.
5월4일 잠실 두산전과 5월10일 목동 넥센전에서 각각 6이닝 무실점, 6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5월21일 광주 KIA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선보였다. 5월27일 잠실 삼성전에서 승리는 거두지 못했으나 5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피칭을 펼쳤다.
매서운 활약을 선보이던 우규민은 6월 들어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6월 들어 나선 2경기에서 계속해서 5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우규민은 6월1일 목동 넥센전에서 4⅓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포함해 7안타를 얻어맞으며 6실점(5자책점)을 기록, 패전의 멍에를 썼다. 지난 7일 잠실 KIA전에서도 1⅔이닝 7피안타(1홈런) 6실점으로 난타당했다.
하지만 우규민은 이날 6월 들어 첫 퀄리티스타트를 찍으며 부진 탈출을 선언했다. 옆구리 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이던 SK를 제물삼아 그간 부진을 딛고 일어섰다.
우규민은 이날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 싱커를 섞어던지며 SK 타선을 요리했다. 삼진 8개를 잡았고,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8개의 탈삼진은 우규민의 프로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끝낸 우규민은 2회 실책 탓에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박윤과 박계현을 중견수 뜬공과 삼진으로 잡고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우규민은 4회 이재원, 김강민에게 2루타와 안타를 허용해 만든 1사 1,2루의 위기에서 박윤과 박계현에게 적시타와 희생플라이를 맞고 2실점했다.
하지만 이것이 우규민의 마지막 실점이었다.
후속타자 김성현에게 안타를 맞으며 2사 1,2루의 위기를 이어갔던 우규민은 이명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4회를 마무리했다.
5회를 삼자범퇴로 끝낸 우규민은 6회 1사 후 나주환, 박윤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 박계현, 김성현을 땅볼로 잡은 우규민은 이명기에게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신재웅에게 넘겼다. 신재웅이 김도현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으면서 우규민은 2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우규민은 "오늘 경기를 앞두고 이동현 선배가 자신이 6경기 연속 무실점할 때 입은 것이라며 바지를 빌려줬다"며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빌려 입었는데 너무 컸다. 고민하다 그냥 입고 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던지면서 바지가 계속 돌아가 신경이 쓰였지만 벗겨지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다. 바지를 빌려준 이동현 선배께 고맙다"며 웃어보였다.
"팀의 위닝시리즈에 기여해 기쁘다"고 말한 우규민은 "오늘 승리는 초반에 점수를 많이 뽑아준 타자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우규민은 "오늘 좋은 감을 그대로 이어서 다음 경기도 잘 던져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