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에서 사상 첫 월드컵 원정 8강을 노리는 홍명보호가 13일(한국시간) 베이스캠프인 브라질 포스 두 이구아수의 플라멩구 스타디움에서 이틀째 구슬땀을 흘렸다.
오는 18일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둔 홍명보(45)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표정은 전체적으로 비장했다. 훈련장에는 긴장감과 적막함마저 감돌았다.
그런데 한창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훈련장 주변에서 갑자기 사람들의 함성과 폭죽소리가 끊이지 않기 시작했다. 세 차례에 걸쳐 엄청난 굉음처럼 들렸다.
훈련 중이던 몇몇 선수들은 순간적으로 멈칫했고, 훈련장에 모인 100여 명의 내외신 취재진은 어리둥절했다.
브라질-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이 이유였다. 이날 홍명보호의 훈련 시작시간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5시. 브라질-크로아티아의 브라질월드컵 개막 시간과 같았다.
홍명보호 선수들이 담금질을 하는 중에 이미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는 축제의 서막이 열렸다.
브라질이 초반 수비수 마르셀로(26·레알 마드리드)의 자책골로 주도권을 내줬지만 네이마르(22·FC바르셀로나)의 동점골과 역전골로 전세를 뒤집자 주변이 열광의 도가니가 된 것.
훈련을 이끌던 김태영(44) 코치는 "계속해"라며 선수들에게 훈련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홍명보호를 취재하기 위해 훈련장을 찾은 브라질 취재진도 업무(?) 보다 자국 대표팀의 개막전에 훨씬 큰 관심을 보였다.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가 훈련장 옆에 마련한 '코리아 하우스' 안에서는 대표팀 경호를 위해 파견된 브라질 경찰과 군인들이 모여 축구를 시청하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축구를 보는 동안은 '절대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다'는 확신이라도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편,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64)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은 크로아티아와의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네이마르의 2골과 오스카(23·첼시)의 추가골을 묶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관중 6만2103명이 브라질-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