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원주 동부가 빅맨 자원인 이승준(36)을 웨이버 공시했다.
동부 관계자는 12일 "다음 시즌 선수 구성에 대해 김영만 감독과 구단이 논의하다가 이승준을 웨이버 공시하게 됐다"며 "트레이드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아 웨이버 공시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동부는 빅맨진이 포화 상태나 다름없다.
동부의 '기둥'으로 불리는 김주성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2013~2014시즌이 진행되던 지난 1월 상무에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윤호영이 돌아왔다.
여기에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한정원과 계약기간 5년, 연봉 1억9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동부 관계자는 "김주성과 윤호영, 이승준과 외국인 선수가 있는 상황에서는 누군가 한 명이 식스맨으로 뛰어야 한다. 구단과 감독은 주전급과 비주전급을 나눠서 팀을 꾸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셋 중에 누군가를 백업 멤버로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삐걱거릴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주전급과 비주전급을 나눠서 팀을 운영하는 것이 낫다고 봤다"며 "선수 입장에서 연봉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뛰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라고 전했다.
동부 관계자는 "그렇다고 이승준을 백업 멤버로 점찍어놓고 생각해 웨이버 공시를 하게 된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팀 구성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 한 명을 빼야 하는데 논의 끝에 이승준으로 결정된 것이다"며 "김주성, 윤호영 조합은 이미 검증이 된 조합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동부는 트레이드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아 웨이버 공시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 관계자는 "트레이드를 시도해봤다. 우리도 욕심을 버렸다. 이승준에 걸맞은 선수를 받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필요 없는 선수를 데려올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이기를 바랐는데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준에게 매력을 느껴도 샐러리캡에 여유가 없거나 이승준을 영입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누군가를 내주면 그 쪽 포지션도 약해져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동부 관계자는 "그냥 내줄 수도 있었지만 부담스러워 하는 구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도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다"며 "솔직히 이승준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구단에 가서 잘 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웨이버 공시된 이승준은 앞으로 2주 동안 영입의향서를 제출하는 구단이 나오면 그 팀에 둥지를 틀게 된다. 영입의향서 제출은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그저 선착순으로 할 경우 애매한 경우가 있을 수 있어 KBL은 오전 9~12시와 오후 1시~6시로 나눠 영입의향서를 받는다. 같은 시간대에 복수 구단이 영입의향서를 제출하면 앞선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기회가 주어진다.
귀화혼혈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부산 KT(전태풍)와 울산 모비스(문태영), SK(박승리)를 제외한 7개 구단이 이승준에 대한 영입의향서를 제출할 수 있다. 문태종을 보유한 창원 LG는 문태종이 귀화혼혈선수에서 국내 선수 자격으로 바뀌어 이승준 영입이 가능하다.
한편 지난 1월 중순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시즌을 일찍 접은 이승준은 현재 재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