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오는 11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에 조국의 명예를 건 각국 선수들은 구슬땀을 쏟으며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만큼이나 초조함과 기대감 속에서 대회를 기다린 이들은 또 있다. 바로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다. 인천시는 2007년 4월 인도 뉴델리를 꺾고 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했다. 그해 11월 조직위를 출범해 6년 동안 쉼없이 달려왔다. 조직위는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보며 인천아시안게임의 밑그림을 그렸고, 지난해 6월 실내무도아시안게임을 통해 경험을 축적했다. 지난 2월 소치동계올림픽에도 관계자들을 파견해 노하우를 배워왔다. 현재 국내외 홍보를 통해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자신하고 있다. 이들을 이끌고 있는 수장 김영수(72) 조직위원장은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조직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 예산 삭감 등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조직을 이끌고 있다. 고령의 나이에도 패기와 열정만큼은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국회의원과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던 김 위원장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농구연맹 총재를 맡아 체육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인천아시안게임의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이제 100일 후이면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조직위가 준비한 무대가 아시아인들에게 공개된다. 김 위원장은 "본격적인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는 준비한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펼쳐 보여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며 "아시안게임은 인천시만의 행사가 아니라 국가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국민들께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9일 이메일을 통해 이뤄졌다.
◇김영수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반적인 대회 준비 상황을 소개해달라. 또한 남은 기간 역점을 둘 분야는.
"대회가 임박해 오면서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하며 인천시와 시민, 대회 관계자들과 함께 본격적인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천과 아시안게임을 알리고 준비하는 일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준비한 많은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펼쳐보여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대회운영을 위해 필요한 49개의 경기장 중 16개 경기장을 신설하고, 서울 등 9개 협력도시의 경기장도 활용한다. 별도로 선수들의 원활한 훈련을 위해 필요한 49개의 훈련시설도 운영한다. 주요 경기장들이 속속 완공돼 각종 대회를 통해 선을 보였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각 경기장에서 국제, 국내 대회 등 테스트 이벤트를 열어 경기장 시설을 점검하고, 운영 노하우를 쌓고 있다. 특히 지난 6월1일 주경기장의 운영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한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개장 기념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통해 입장권 신청, 관중 진출입, 경기장 주변 교통대책, 주차장 운영 방식, 식음료 검식 등 운영 전반을 점검했다. 마케팅도 순조롭다. 삼성전자, 대한항공, SK텔레콤, 현대기아자동차, 신한은행 등과 프레스티지 파트너의 최고등급 후원계약을 체결했고, 세계적 시계메이커인 티쏘,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일본 오츠카제약과는 파트너급 후원계약을 했다. 또 다른 기업들의 후원도 늘고 있다."
- 메인 스타디움을 비롯해 메인 프레스센터 등 마지막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나.
"45억 아시아인 축제의 메인 무대가 될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은 지난 5월 7일 준공식을 열고 웅장한 위용을 드러냈다. 아시안게임의 하이라이트인 개·폐회식과 육상 경기가 열릴 주경기장은 인천시 서구 연희동에 자리했다. 규모는 연면적 11만3620㎡, 5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관람석은 6만2000여석을 갖췄다. 선수촌과 미디어촌도 순조롭게 건설중이다."
- 경기장 시설과 선수단, 관중의 안전 문제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일단 경찰·소방·군과 환경, 보건복지, 출입국, 세관, 식약처, 전기·가스 등 관계기관에서 소관 분야별로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또 여러 기관들의 안전 활동을 협의·조정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 안전대책본부를 발족해 운영되고 있다. 조직위도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대회직접시설에 대해 경비·출입통제·질서유지와 안내 등 일상적이고 정례적인 분야에 대해 1차적인 예방 안전 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다."
- 숙소, 교통, 자원봉사자 등 손님맞이 준비 상황은.
"인천도시공사가 구월동에 건설중인 보금자리지구 아파트 37개동 3367호를 선수촌 및 미디어 촌으로 활용한 뒤 아시아드 아파트로 일반에 분양할 계획이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는 200만 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인천시와 인접도시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안정적이고 원활한 숙소공급을 위해 준비해 왔다. 인천아시안게임에 사용할 호텔을 신청받아 공식지정호텔로 선정하고, 일부 종목은 서울 등 인접도시에서도 개최되는 만큼 그 곳의 호텔도 활용한다. 또 해외관광객들의 기회에 맞도록 홈스테이, 템플스테이, 처치스테이 등도 적극 발굴, 활용할 계획이다. 대회 기간 인천 일원에 산재해 있는 경기장 등 시설과 주요 교통거점, 호텔 등을 연결하는 셔틀버스 노선을 운영할 예정이고, 전용차로와 승용차 2부제 등을 통해 편리한 교통체계를 최대한 구축할 계획이다. 대회 운영의 손발 역할을 하게 될 자원봉사자도 2만1000명을 선발해 지난달까지 모두 소양교육을 끝냈다."
- 북한이 참가를 선언해 45개국 회원국 전체가 참가하는 퍼펙트 대회가 됐다. 관심도가 높아질 것 같다. 북한 참가 선언까지 조직위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북한 선수단은 물론, 아직 미정이지만 응원단 등 북한 측에 대한 조직위의 지원책은 무엇인가. 조직위를 비롯해 중앙정부, 인천시 등 관계 부서로 구성된 가칭 '북한지원팀' 같은 것은 없는가.
"조직위는 그동안 인천시와 정부는 물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과 함께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조직위는 지난해 8월 남북협력팀을 만들어 북한이 참가할 경우에 대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하는 등 출입국, 안전, 수송, 숙박 등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북한 선수단 규모는 아직 통보받지 못했지만 오는 6월20일까지 인원 엔트리가 접수되면 구체적인 규모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 한국에서 세 번째 치르는 아시안게임이다. 이전 2개 대회와 차별화되는 점이라면. 성공 대회를 위한 대책은.
"인천아시안게임의 차별화 전략은 크게 네 가지이다. 우선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회를 만들어 아시안게임의 새로운 모델이 되도록 할 작정이다. 카타르 도하, 중국 광저우 등 앞선 대회들이 물량공세를 내세웠지만 인천대회는 알뜰한 대회로 치러 앞으로 스포츠 약소국이나 개발도상국들도 아시안게임을 개최할 수 있는 롤 모델이 될 것이다. 둘째, 일부 국가에만 편중된 잔치가 아닌 45억 아시아인들이 공감하는 나눔과 배려의 대회를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인천시와 함께 총 2000만 달러를 투입해 '비전 2014'라는 지원프로그램을 만들어 스포츠 약소국들에게 전지훈련과 지도자, 용품 등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면서 아시아스포츠의 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셋째, 최첨단 기술력을 적용한 스마트 아시안게임을 만들겠다. 한국의 IT기술력을 경기운영과 보도 등 시스템에 연계하겠다. 대회 참가자와 운영자들은 모바일기기 등을 통해 경기상황과 결과, 교통, 맛집까지 한손에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송도신도시에 GCF(국제기후기금) 사무국을 유치한 환경보전의 중심도시 인천답게 저탄소친환경대회를 만들겠다. 저탄소친환경위원회를 만들어 탄소배출량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 발생한 탄소를 상쇄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 쓰레기 매립장을 활용해 드림파크 골프경기장을 만들었고 주경기장을 설계, 시공하는 과정에서도 최대한 탄소 배출량을 억제하려고 노력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는 대회 개최시 발생되는 배출 이산화탄소 상쇄를 위해 탄소배출권 1500톤을 지원하기로 했다."
- 2012런던올림픽 때부터 시작된 '친환경 대회'라는 화두가 브라질월드컵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의 환경친화적 요소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였나. 소개할 만한 것이 있다면.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의 테마는 '친환경'이다. 경기장 곳곳에 친환경 요소를 적용했다.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주경기장의 주 열원인 지열은 냉난방을 공급하고 지붕을 이용해 수집한 태양광은 실내조명에 쓰인다. 태양열은 급탕 시스템에, 우수는 그라운드 조경용수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주경기장은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주경기장 남쪽으로는 심곡천이, 북쪽으로는 공촌천이 흐르고 이들 하천의 흐름을 이어주면서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을 아우르는 생태수로가 남북광장과 녹지 밴드를 구현했다. 주경기장 옆 생태습지공원인 연희공원은 방문객에게 도심속 휴식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같은 맥락에서 대회 이후 수 많은 경기장에 대한 사후 활용 방안이 긍금하다. 유지비도 만만치 않을텐데, 민간으로의 이전 등 경기장 인프라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들려달라.
"지역 균형발전과 스포츠 여가시설 확충 차원에서 경기장을 구 ·군별로 분산 배치했다. 대회가 끝난 뒤 지역주민을 위한 스포츠 인프라로 활용할 것이다. 대부분의 신설경기장은 이미 설계단계에서부터 나중에 활용방안에 대한 문제를 충분하게 고려해 건설 중이다.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의 경우 대회 이후 주민복지와 지역 활성화를 위해 가설 관람석 3만여석을 철거하고 대형 영화관, 할인점, 아울렛 등을 갖춘 문화·상업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 경기적인 문제다. 최근 일부 프로 종목에서 판정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공정한 판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45개국의 어느 선수도 억울한 일을 당해서는 안 된다. 개최국 한국의 홈 어드밴티지라는 말이 안 나오게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공정한 심판을 위한 모든 역량을 기울일 것이다. 심판의 공정성 제고와 자질 함양, 인성교육을 통한 심판의 부정 및 비리 근절, 경기규정 등 특성화 교육 및 개인역량 교육을 통한 전문성 확보 등을 위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국내 심판을 대상으로 클린아카데미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참가국 서포터스를 운영해 응원문화에서부터 내셔널리즘을 극복하고, 경기에서 패자를 배려하는 대회로 만들겠다. 우승 선수가 세러모니에 앞서 패자를 먼저 위로하고, 패한 지도자를 찾아가 먼저 인사함으로써 패자에 대한 배려를 우선하는 글로벌 문화를 선도하는 대회가 될 것이다."
- 중앙정부 지원 문제로 인천시의 시설, 운영비 등 자금 부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예산 관련 문제는 없는가.
"그동안 개최 도시인 인천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그러나 주경기장에 대한 국비지원이 이뤄져 아시안게임의 체계적인 준비에는 큰 걸림돌이 없다. 대회 운영예산이 600억원 가까이 삭감됐지만,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회가 모토인 만큼 알뜰한 대회를 꾸리고, 마케팅에 더욱 박차를 가해 수익을 늘릴 각오다."
- 위원장이 꼽는 아시안게임 최고의 빅매치나 관심있는 종목을 꼽는다면.
"36개 모든 종목이 흥미롭겠지만 수영 자유형의 박태환과 중국의 라이벌 쑨양의 대결, 리듬체조 손연재의 금메달 획득 여부 등이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체조에서 '도마의 신' 양학선과 북한의 체조영웅 리세광의 맞대결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레슬링의 김현우, 사격의 진종오, 김장미 등 스타급 선수들의 활약이 전체적인 경기 분위기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야구·축구·농구·배구 등 구기종목에서 한·중·일 삼국의 라이벌 격돌도 큰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무엇보다 어느 국제대회건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 위원장으로서 국민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인천아시안게임은 인천이 글로벌 명품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더할 나위 없는 기회이다. 그런 만큼 인천시민들께서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앞장 서 주셨으면 한다. 또 아시안게임이 인천시만의 행사가 아니라 국가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국민들께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대회기간에 하루쯤 인천의 날로 정해서 경기장도 찾아보고 각종 문화행사장도 둘러보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