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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오버' '제2의 강남스타일' 될까?

연예뉴스팀 기자  2014.06.09 11: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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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타 싸이(37·박재상)가 1년2개월 만에 내놓은 신곡 '행오버' 뮤직비디오가 8일 오전 8시15분 영상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됐다.

앞서 지난 6일 선보인 '행오버(Hangover)' 뮤직비디오가 일부 삽입된 영상이 3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50만 건을 돌파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이 영상은 싸이와 '행오버'를 피처링한 미국의 힙합스타 스눕독(43)이 8일 오후 7시(미국 동부시간 기준) ABC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 게임 나이트'에 출연하는 예고 영상이었다.

간접적으로나마 싸이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최근 유튜브 사상 처음으로 조회수 20억뷰를 돌파한 점도 싸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빌보드와 할리우드 리포터, 롤링스톤 등이 '강남스타일' 20억뷰 돌파와 함께 그의 컴백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다.

◇'행오버' 뮤직비디오, '제2의 강남스타일' 될까?

뮤직비디오는 '강남스타일'처럼 B급 문화 분위기다. 싸이의 주특기인 한국의 '음주가무'를 담았다. 특히 '행오버'(숙취)라는 제목에 걸맞게 한국 특유의 음주문화를 코믹하게 풀어냈다. 도미노 쓰러뜨리기식 폭탄주 제조, 러브샷 등 한국인이라면 익숙하고 외국인들에게는 신기한 모습들이다.

전날 밤 술을 늦게까지 마신 싸이가 일어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뮤직비디오는 그가 변기에 토하고 욕조에서 자고 있던 스눕독이 등을 두드려주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두 사람이 편의점에서 숙취음료와 컵라면을 먹고 사우나를 찾는 등 한국의 해장 문화도 담겼다.

뮤직비디오 스토리는 중반부터다. 중국음식점에서 소주잔을 돌려 마시기던 싸이와 스눕독이 즉석만남을 한 아줌마들과 노래방에서 광란의 시간을 보낸다.

이 장면에서 싸이의 매니지먼트사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한류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26)이 카메오로 등장, 현란한 마이크 잡기 기술을 선보이며 눈길을 끈다. 싸이와 스눕독의 술마시기 대결 장면에서는 역시 YG 소속인 그룹 '2NE1' 멤버 씨엘(23)이 카메오로 나온다.

뮤직비디오의 마지막은 블록버스터와도 같다. 밤새 술을 마신 싸이와 스눕독이 말끔한 수트차림으로 마지막으로 술을 나누던 중 병을 따다 숟가락이 다른 손님들 상으로 튄다.

이를 신호탄으로 두 사람을 제외한 취객들이 싸움을 벌이기 시작하고, 차량이 뒤집어지는 등 거리가 엉망이 되는 것으로 뮤직비디오는 마무리된다.

싸이는 지난해 12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연말공연 당시 "신곡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나다운 '양끼'(양아치 기) 있는 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의 약속처럼 '행오버' 뮤직비디오에는 평소 그가 강조한 '양끼'와 '초심'이 잘 담겼다는 평이다.

'명성황후' OST 등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로 유명한 차은택 감독이 '행오버' 뮤직비디오의 메가폰을 잡았다. 싸이와 차 감독은 2010년 싸이의 4집 수록곡 '비오니까'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당시 싸이는 스토커와 강아지를 연기했다.

◇싸이 표 힙합 통할까?

'행오버'는 싸이와 스눕독이 공동작사하고, 싸이와 '강남스타일' '젠틀맨'을 함께 작곡한 유건형이 이번에도 멜로디를 함께 만들었다.

무엇보다 힙합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멜로디적 요소를 가미한 '강남스타일', '젠틀맨'과 달리 '힙합 아이콘' 스눕독과 손잡고 주류 팝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느릿느릿한 특유의 래핑과 거침없는 노랫말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눕독은 1992년 미국 힙합계의 거물 프로듀서 닥터 드레(49)의 눈에 띄어 데뷔했다.

1993년 첫 싱글 '더 크로닉'이 100만장 이상 판매되며 이름을 알렸다. 이 싱글은 서부 힙합의 공식이 되는 G 펑크 장르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같은 해 내놓은 앨범 '도기 스타일'이 발매 직후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을 차지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서부 힙합계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행오버'에는 스눕독의 특유한 래핑이 묻어난다. 반복되는 '행오버'라는 후렴구를 통해 '강남스타일', '젠틀맨'에서 두드러졌던 특유의 중독효과도 잊지 않았다. 스눕독은 지난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뮤직비디오와 노래가 마치 마약 같다. 한 번 들어봐 달라"고 남기기도 했다.

싸이는 또 곡 중간 꽹과리, 장구, 징 등 국악기를 사용한 멜로디를 더해 '한국적인' 개성을 살리려는 노력도 보였다.

예고영상에서 영어가사로만 두드려졌던 것과 달리 뮤직비디오에는 "꾀꼬리 못 찾겠어. 안 예쁘면 예쁠 때까지. 받으시오" 등 한국어 가사도 눈길을 끈다.

◇싸이의 글로벌 전략 본격화

'행오버' 음원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9일 0시(한국시간 9일 오후 1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아이튠스를 통해 공개된다.

그간 브릿팝밴드 '콜드플레이', 미국 팝스타 비욘세(33) 등 톱스타들이 아이튠스를 통해 음원을 독점 공개한 만큼 싸이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아이튠스가 한국에는 서비스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세계무대가 타깃이라는 의미다.

뮤직비디오를 첫 공개한 자리도, 스눕독과 함께 출연한 '지미 키멜 라이브: 게임 나이트'인만큼 '행오버'는 해외 무대 위주로 소비된다.

싸이는 '행오버' 뮤직비디오 말미에 올여름 발표하는 새 싱글이자 새 앨범 타이틀곡 '대디(DADDY)'도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싱글과 함께 새 앨범을 소개하는 외국 가수들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