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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사회적기업·비영리기관만이 정답이다

김창진 기자  2014.06.09 08: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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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가는 소비하기는커녕, 오히려 재산을 쌓기만 하는 사람이다. 탐욕가가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사람인 이유다. 탐욕가에게 돈이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고, 돈이 목적이 되면 시장은 발전하지 않는다. 그런 경우 화폐 유통의 속도가 확연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147쪽 제4장 17~19세기 권위주의의 시대)

협동조합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스테파노 자마니 볼로냐 대학교 정치경제학과 교수가 펴낸 ‘인류 최악의 미덕, 탐욕’은 탐욕이라는 인간의 본성이 인류 역사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는지 탐색한다. 왜 그랬는지, 그 본질은 무엇인지 파헤친다.

탐욕의 역사를 살펴보면, 언제부터인가 도덕성의 잣대를 빼버린다. 효용을 가져온다면 그것이 미덕이라는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게 됐다. 고리대금 또한 자본가의 기회비용에 합당한 이윤이라는 논리가 상식이 된 지 오래다.

자마니 교수는 하지만 그런 논리를 방치한 결과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는 너무나 컸다고 짚는다. 1929년 세계 대공황과 2009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그것이다.

자마니 교수에 따르면, 금융업 같은 투기 거품은 ‘정신적인 거품’ 없이는 불가능하다.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돈을 빌려주는 금융 자본에 넋을 잃은 사람들, 자동 규제 장치를 장착한 금융 시스템에 대한 환상, ‘리스크 제로’가 현실이 된다는 합리주의 이데올로기, 이런 것들이 바로 정신적인 거품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순진한 개인들이 바보들의 허영심을 위해 돈을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제는 “누구든지 당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야만인 취급하는 법을 배워라”(아인 랜드)라는 말까지 버젓이 나도는 세상이 됐다.

합리성만 추구한 경제학이 탐욕의 위험성을 간과한 점이 이유다. 자마니 교수는 “경제학은 합리성과 효율성뿐 아니라 이치에 맞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즉 인간의 가치에 맞는 것, 인간에게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따지는 경제학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비영리기관 같은 여러 형태의 기업과 많은 자원봉사자가 시장을 혁신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고 짚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부의 ‘나눔’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