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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인감증명서 통한 대출사기 입었다면 금융기관 책임 관할구청보다 커

강신철 기자  2014.06.06 0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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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 구청이 발급한 허위의 인감증명서만 믿고 추가 확인절차를 소홀히 해 대출사기 피해를 입었다면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이 관할 구청보다 훨씬 책임이 크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판사 고의영)는 도봉새마을금고가 용산구청을 상대로 낸 6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손해배상금을 1억2000만원으로 산정한 1심 판결을 깨고 청구금액의 10%인 6000만원에 대해서만 손해배상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인감증명서가 인감명의인 본인의 동일성을 판단하는 유일한 자료는 아니다"라며 "인감증명서 소지자와 거래하는 상대방은 주민등록증 등을 통해 본인의 동일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도봉새마을금고가 대출 과정에서 신분증 진위여부나 담보로 제공된 아파트의 거주자 확인 등을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며 "용산구청이 배상할 손해액은 도봉새마을금고의 손해액 6억원 중 1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도봉새마을금고는 2010년 1월 서울 용산구 이촌동 소재 A씨 명의의 아파트를 담보로 잡고 A씨 명의로 6억원을 대출해줬다.

당시 도봉새마을금고는 고객이 제시한 A씨 명의의 인감증명서와 운전면허증을 보고 대출을 허가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실제 대출을 받은 이는 A씨가 아니라 제3자 B씨였다. B씨는 위조한 A씨의 운전면허증을 토대로 용산구청으로부터 인감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용산구청 담당 직원은 위조된 운전면허증에 적힌 A씨의 주민등록번호와 면허번호가 일치하자 추가적인 신분 확인 조치 없이 인감증명서를 발급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도봉새마을금고는 이처럼 허위로 발급된 인감증명서를 믿고 A씨 명의의 운전면허증에 대해 추가적인 진위 여부를 조사하거나 담보 아파트 거주자를 확인하는 등 추가적인 본인확인 절차 없이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용산구청 공무원의 직무상 과실과 도봉새마을금고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며 용산구청이 도봉새마을금고에 피해 금액의 20%인 1억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