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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김용판 前청장 항소심도 무죄 선고

강신철 기자  2014.06.05 13: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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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김용판(56) 전 서울경찰청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용빈)는 5일 공직선거법 및 경찰공무원법 위반,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분석팀은 4개로 축소된 키워드뿐만 아니라 국정원 여직원 김모(30)씨의 하드디스크 속 메모장에서 발견된 40여개의 아이디와 닉네임으로도 댓글 활동을 분석했다"며 "이들 44개 키워드 외에 '안철수' ,'이정희' 키워드도 검색한 점 등을 감안하면 수서경찰서에 키워드 삭제를 요구한 행위를 부당하다고 문제 삼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당시 수사결과 김씨의 혐의를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압수수색 영장 신청 방침이라고 발표를 하거나 수사를 늦췄다면 그 역시 '(국정원 대선 개입의) 명백한 증거가 발견됐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충분했다"며 "(수사결과를) 어떤 부분까지 공개해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광석 당시 수서경찰서장이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강제수사를 할 만한 증거자료가 확보되면 다시 수사할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하기도 한 점에 비춰 디지털 증거분석결과발표 보고서 및 언론 브리핑이 허위라거나 은폐·축소됐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내용'이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보도자료에 포함되지 않았고 피고인이 이 서장에게 허위의 보도자료를 게시·발표하게 했다고 볼 수 없다"며 경찰공무원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 역시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 측에서 제시한 유력한 간접증거였던 권은희(40)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증언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증거능력이 배척됐다.

재판부는 "권 전 과장의 증언은 함께 조사 받은 수서경찰서 직원들의 증언과 배치된다"며 "설사 원심과 당심에서의 진술이 모두 사실이라고 해도 증언 내용 대부분이 증거분석과 관련해 언론 발표 전후의 정황에 불과한 것이어서 공소사실을 구성하는 전제사실에 관한 내용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항소심에서 새로운 증인으로 채택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현(49) 의원의 진술 역시 김 전 청장의 수사축소 사실을 인정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김 전 청장은 이날 선고 직후 "어둠이 아무리 길어도 오는 아침을 막을 수 없듯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며 "공정한 판결을 해준 재판부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김 전 청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자 시민단체는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참여연대 등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은 즉각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부 판결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선고 직후 "재판부가 사건 전체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검찰의 부실한 증거에만 갇혀 매우 유감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경찰청의 지시로 수서경찰서가 2012년 12월 16일 밤에 수사결과를 발표함으로써 18대 대통령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며 "18대 대선이 부정하게 치러졌다는 사실은 국민들 모두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역시 "이번 판결은 검찰과 재판부의 짜 맞추기식 판결"이라며 "판사가 상식을 가졌다면 대선 3일 전 밤 11시에 허위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대선 개입을 위한) 수사결과 조작 목적이었다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청장은 지난해 대선 전 국정원 댓글 사건이 불거지자 경찰 수사를 축소·은폐하고 외압을 행사해 조기에 부실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게 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청장이 (댓글수사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