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29·수원)과 김승규(24·울산)가 홍명보호의 주전 수문장 자리를 두고 마지막 경쟁을 펼친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현지시간으로 1일 오전 9시(한국시간 1일 오후 10시)부터 마이애미의 세인트 토마스 대학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홍 감독 체제 이후, 꾸준히 이어온 골키퍼 주전 경쟁도 서서히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브라질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앞두고 남은 실전은 오는 10일 열리는 가나전이 유일하다. 마지막 시험대인 셈이다.
마이애미 입성 이후, 처음 가진 오전 훈련에서 골키퍼들의 혹독한 지옥훈련이 눈에 띄었다.
정성룡과 김승규, 이범영(25·부산)은 김봉수(44) 골키퍼 코치의 지휘 아래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했다. 장애물을 활용해 반복적인 동작을 연습했고, 낮게 깔려오는 공을 잡는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 핸드볼 공보다 작은 스킬볼(Skill Ball)을 활용해 민첩성과 집중력, 속도를 몸에 익히는 감각 등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정성룡과 김승규는 진지한 모습으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마이애미 전지훈련 동안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정성룡은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0-1로 패했지만 몇 차례 어려운 슈팅을 선방하며 안정감을 찾는 모습이었다.
경험 면에서는 정성룡을 따라잡을 경쟁자가 없다.
2004년 19세 이하(U-19) 아시아청소년대회에서 우승을 이끌며 이름을 알린 정성룡은 2010남아공월드컵부터 2012런던올림픽까지 굵직한 대회에서 항상 장갑을 끼었다.
특히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베테랑 이운재(41)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조별리그 3경기,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을 모두 소화했다.
대표팀 23명 중에서 박주영(아스날), 이근호(상주·이상 63경기) 다음으로 많은 A매치를 소화했다. 60경기에서 55실점했다.
정성룡은 "'몸과 마음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때가 왔다'고 골키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더 집중력 있게 하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독방을 쓰는 정성룡은 빠른 시차 적응을 위해 휴식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상대국의 평가전 영상을 보거나 산책을 하며 홀로 시간을 보낸다.
차세대 주자인 김승규는 홍 감독 체제에서 새롭게 신임을 얻었다.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인 지난해 8월14일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또 올해 첫 A매치였던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선발로 출전해 정성룡의 독주체제에 확실하게 제동을 걸었다. A매치 5경기에서 6골을 허용했다.
K리그에서의 수치적인 성적은 김승규가 낫다. 김승규는 12경기에서 8골을 내줘 경기당 0.67실점, 정성룡은 12경기에서 12골을 허용해 경기당 1실점을 기록했다.
김승규는 "적응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가나와의)평가전을 대비해서 최상의 몸상태로 임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
골키퍼는 한 번 정하면 쉽게 변화를 주기 힘든 포지션이다. 상대의 성향에 맞춤형으로 어느 정도 변화를 줄 수 있는 필드 플레이어와 다르다.
때문에 골키퍼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으로 통한다. 한 번의 결정이 홍명보호의 브라질월드컵 성패를 가를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정성룡과 김승규 모두 마이애미 전지훈련 중에 일관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주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