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야기는 하지 맙시다."
롯데 자이언츠 김시진 감독이 입을 닫았다. 최근 뒤숭숭한 팀 분위기는 평소에도 점잖은 김 감독을 더욱 과묵하게 만들었다.
김 감독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왜 이렇게 많이들 오셨느냐"는 말로 인사를 대신한 김 감독은 민감한 이야기에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롯데 권두조 수석코치는 지난 26일 구단 측에 보직을 반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권 코치는 하루 뒤인 27일 팀 훈련부터 선수단과 함께하지 않고 있다.
롯데측은 "권 코치가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의 뜻을 밝혔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지만 속 시원한 해명은 아니었다.
함께 생활하던 수석코치의 이탈은 팀의 수장인 김 감독에게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살이 조금 빠지신 것 같다"는 물음에 한숨을 내쉰 김 감독은 "4일 동안 잘 쉬었고 준비를 잘 했다. 선수들에게 오늘부터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나왔다"면서 분위기를 다잡으려 애썼다.
김 감독은 "지금 수석코치는 공석"이라는 말 외에는 권 코치의 사임에 관한 언급을 자제했다.
시즌 초반 불방망이로 상위권을 형성하던 롯데(21승1무23패)는 5월 들어 부진에 빠지면서 5위로 내려 앉았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4위 넥센 히어로즈(25승21패)와는 3경기 차다. 오히려 6위 SK 와이번스(21승26패)에 쫓기는 처지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휴식 후 처음 갖는 두산과의 3연전은 롯데 입장에서 꽤나 중요하다. 떨어진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호성적이 절실하다.
김 감독은 "두산이 방망이를 잘 치더라. 힘 대 힘으로 붙어야지 않겠느냐"면서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