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7명의 사상자를 낸 전남 여수산단 내 대림산업 폭발사고와 관련해 관리자의 책임을 보다 넓게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9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림산업과 전 공장장 김모(53)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에게 직접 위험한 작업을 시킨 것이 아니라 하청업체에 맡긴 작업을 감시·감독하도록 한 경우에도 소속 근로자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김씨는 소속 직원에게 하청업체의 작업을 감시·감독하게 했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며 "이와 달리 판단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은 사실상 확정돼 김씨는 파기환송심에서 이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책임자 2명에 대해서는 금고 8월~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해 3월14일 오후 8시 51분께 대림산업 여수공장에서 사일로 설치공사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검찰은 대림산업이 사일로 설치 과정에서 화재 및 폭발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고 사고 방지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해 산업안전법 위반 혐의로 대림산업 법인을 포함해 공장장 김씨 등 책임자 13명을 기소했다.
이에 1심은 공장장 김씨 등 책임자들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했지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역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형을 가중해 김씨에게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