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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백혈병 문제 반올림 등과 첫 대화 시작

김승리 기자  2014.05.28 17: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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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간 협상이 5개월여만에 재개됐다.

양측은 2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만나 첫 교섭에 들어갔다. 이날 교섭은 5개월만에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인 만큼 삼성측에서는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이인용 사장이 직접 실무진과 함께 협상에 나섰다. 반올림 측에서는 황상기씨와 이종란 노무사를 비롯한 10여명이 교섭에 나섰다.

삼성 반도체 피해자 고(故) 황유미씨의 부친인 황상기씨는 교섭장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삼성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나오는 것인가"라며 삼성측에 진정성있는 자세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작부터 양측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교착상태에 놓였던 양측의 대화가 재개됐다는 점에서 7년간 끌어왔던 삼성전자의 백혈병 산업재해 논란이 어느정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백혈병 논란은 기흥 반도체 공장 여직원이었던 황유미씨가 2007년 3월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백혈병 피해자들의 산업재해 신청과 소송 등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반올림', 유가족 등은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난 14일 처음으로 백혈병 문제와 관련해 공식사과하고, 16일에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한 모든 산업재해 행정소송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불승인 판정' 관련 총 10건의 소송 중 4건에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해왔다.

한편 양측의 협상이 중단된 가장 큰 문제였던 위임장 부분도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협상의 유효성을 인정받으려면 반올림이 유가족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해왔고, 반올림측은 이를 거부하며 난항을 겪었다.

이처럼 양측간 협의가 이날 대화를 재개하며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반올림은 지난달 9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백혈병 유가족 등과 함께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직업병으로 의심되는 중증질환에 걸려 투병중이거나 이미 사망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할 것 ▲직업병 피해자 및 그 가족들과의 합의 하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를 구성하고 중재기구에서 마련한 합당한 방안에 따라 보상할 것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제3의 기관을 통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화학물질 취급 현황, 안전보건 관리 현황 등 종합진단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직업병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근로자와 유족에 대한 보상, 화학물질 종합 진단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반도체 근무환경과 백혈병 발병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3자 중재기구' 요구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은 제3자 중재기구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반올림측은 중재기구 구성에 반대하면서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