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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다음과 손잡은 이유..글로벌 경쟁사에 쫓기는 카카오, '시간 단축' 절실

김승리 기자  2014.05.27 16: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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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장을 통해 독자발전을 추진했던 카카오가 전격적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 새로운 인터넷-모바일 혁명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독자적으로 직상장을 하지 않고 다음을 통한 우회상장 방식을 택한 것에 대해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독자적인 상장을 추진했을 경우 장외에서 주당 12만원으로 거래된 카카오 주식을 기반으로 계산하면 약 3조원의 자금을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이러한 자금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더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에 쫓기는 카카오, '시간 단축' 절실

최근 페이스북은 왓츠앱을 160억 달러에 인수했다. 라인은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가 적극 지원해 4억명의 가입자를 달성했고 위챗을 보유한 중국의 텐센트는 시가총액이 125조원에 달한다.

아마존 정글과 같은 상황 아래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IT시장에서 카카오톡은 하루빨리 세계시장을 공략해야한다는 위기감이 있는 상태다.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솔루션을 준비하고 인력을 충원하지 않으면 경쟁사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이에 직상장을 통해 기업을 키우고 인력을 충원하기보다는 곧장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바로 필요한 리소스를 투입하기 위해 상장을 포기하고 다음과의 합병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석우 대표도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증시에 상장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급변하는 시장에서 내년 중순까지 기다리기보다 다음과 빨리 합병해 시너지를 내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김범수 의장에게는 다음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검색, 카페, 메일 등의 서비스보다는 다음의 개발인력에 더 큰 메리트를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네이버도 2006년 '첫눈'을 인수해 핵심인력을 데려와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라인'을 개발했다. 미국 인터넷 기업도 IT기업을 인수해 뛰어난 인력을 데려오고 있다.

현재 카카오의 인력만으로 한계를 느낀 김범수 의장이 외부에서 일일이 핵심 인력을 충원하기보다 다음을 인수해 기존의 개발자들을 데려온다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 통한 미디어 경쟁력 강화

국내 인터넷 전문가들은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으로 국내 미디어 지형의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는 언론사들의 뉴스 유료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 '뉴스캐스트'를 폐지하고 '뉴스스탠드'를 도입하는 등 힘빼기에 나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카오가 다음의 뉴스 콘텐츠를 활용해 모바일에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면 빠른 시간내에 네이버를 넘어서는 미디어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7일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 방문자 기준으로 PC웹 '포털뉴스 분야'는 네이버 뉴스가 49.3%로 1위이며, 그 다음으로 미디어다음(35.3%), 네이트 뉴스(14.6%), 뉴스zum(0.7%), 코리아닷컴 뉴스(0.1%)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모바일 웹에서의 포털뉴스 분야(안드로이드 단말 기본 브라우저 이용 기준) 점유율은 네이버 뉴스가 63.9%로, 미디어다음(27.6%)와 네이트 뉴스(8.4%)를 압도하며 PC웹 시장과 유사한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카오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메신저와 연동하는 뉴스서비스를 론칭하면 이러한 점유율은 크게 변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최대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다음 뉴스들이 유통되기 시작한다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특히 다음은 '미디어다음'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용자들에게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다음카카오가 출범하면 모바일 시장에서 뉴스 유통의 강자로 떠오를 것이고 다음카카오의 영향력도 지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다음카카오가 해외 시장에서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한다"면서도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뉴스 서비스를 통해 미디어 영향력이 급속도로 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