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에 도전한다.
아시아의 맹주를 호령하던 한국 축구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본, 이란 등 경쟁국들의 전력 상승으로 인해 예전만한 위용을 떨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이란과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0-1로 지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은 4승2무2패(승점 14점)로 A조에서 이란에 이어 조 2위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축구는 거스 히딩크(68)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쓰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포르투갈, 폴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쟁쟁한 팀들을 무너뜨렸다.
2010남아공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호성적을 냈다.
우루과이와의 16강에서 아쉽게 1-2로 패했지만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서서히 세계 축구의 중심에 가까워짐을 스스로 입증했다.
최종엔트리 23명 중 해외파가 무려 17명에 달한다. 그 중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가 9명이나 된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로 불리는 홍명보(45) 감독이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을 시작으로 지휘봉을 잡아 1년 가까이 조직력을 끌어올렸다.
일찌감치 K리거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리며 다양한 선수 발탁과 조합을 시험했다. 옥석가리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옥석가리기 끝에 최종적으로 홍명보호에 몸을 싣을 23명을 정했고, 이제 본격적인 항해를 앞두고 있다.
전력의 핵은 손흥민(레버쿠젠)과 기성용(선더랜드)이다. 최근 모 설문조사에서 '월드컵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로 선정된 손흥민은 공격의 핵이다.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0골을 터뜨리며 특유의 골 감각을 과시했다. 개인적으로 첫 월드컵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기성용은 경기 운영을 책임질 자원이다. 남아공월드컵부터 런던올림픽까지 경험이 풍부한 게 장점이다. 정확한 패스와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시야가 탁월하다.
조기 귀국과 단독 훈련으로 특혜 논란에 휩싸였던 박주영(아스날)은 최전방에 선다. 봉와직염 치료 후 본격적인 컨디션 회복에 들어갔고, 본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홍 감독과의 인연이 특별하다. 박주영은 2년 전, 일본과의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의 첫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선사했다.
이밖에 이청용(볼턴), 김보경(카디프시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구자철(마인츠) 등도 유럽에서 활약 중이다.
K리그를 대표하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의 활약 여부도 관심거리다. 김신욱은 196㎝의 장신 공격수로 상대 수비진을 위협할 때, 효과적이다.
정성룡(수원)과 김승규(울산)가 벌이는 주전 골키퍼 자리도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 훈련 중인 홍명보호는 이달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마지막 전지훈련 장소인 미국 마이애미로 떠난다.
한국은 마이애미에서 적응 훈련과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한국시간으로 6월10일 오전 8시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 최종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베이스캠프인 브라질 이구아수에 입성한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55위로 벨기에(12위), 러시아(18위), 알제리(25위)에 비해 낮다. 그러나 월드컵 경험이 풍부하고,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한국은 6월18일 오전 7시 쿠이아바에서 러시아, 23일 오전 4시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알제리, 27일 오전 5시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차례로 조별리그를 치른다.
◇H조 한국 소개
▲FIFA 랭킹 - 55위(5월 기준)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 - 9회(브라질월드컵 포함)
▲월드컵 최고 성적 - 4강(2002년)
▲월드컵 우승 횟수 - 0회
▲감독 - 홍명보
▲전 대회 성적 - 16강 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