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20대 대학생이 자신과 사귀다 헤어진 여성의 부모를 살해하고 전 여자친구도 감금했다가 다치게 한 사건의 현장검증이 23일 오전 실시됐다.
피의자 장모(24)씨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회색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 차림에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오른팔에 깁스를 한 채 경찰 호송차를 타고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씨가 호송차에서 내리자 유족들은 피해자를 살려내라며 오열했다. 주민들도 장씨를 향해 "모자를 벗어라"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느냐"며 분노를 터트렸다.
장씨는 "지금 심정이 어떠냐. 왜 전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만 짧게 답했다.
이후 장씨는 1시간 가량 전 여자친구 권모(20)씨의 집에서 범행 당시를 담담하게 재연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19일 오후 6시20분께 대구 달서구의 전 여자친구 권씨의 집에서 권씨의 부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정이 넘어 집에 들어온 권씨를 아침까지 감금한 뒤 탈출을 시도하던 권씨가 아파트 4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다치게 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장씨는 권씨와 사귈 당시 술에 취하면 상습적으로 권씨에게 손찌검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권씨 부모가 장씨의 부모를 찾아 "딸과 만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시 장씨는 사전에 배관수리공으로 위장해 흉기를 휴대용 공구함에 숨긴 채 권씨의 집을 답사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권씨의 부모를 살해한 뒤 권씨가 귀가할 때까지 시신을 그대로 둔 채 술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장씨가 범인"이라는 권씨의 진술과 아파트 CCTV 기록 등을 토대로 장씨를 쫓던 중 지난 20일 오후 1시께 경북 경산의 자취방에서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던 장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장씨에 대해 지난 21일 살인 및 감금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