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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전설적인 팝그룹 '아바' 데뷔 40주년 맞아 '박물관 '인산인해

연예뉴스팀 기자  2014.05.12 07: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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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30분 스웨덴 스톡홀름 유르가르덴 섬. 지난해 5월 개관한 스웨덴의 전설적인 4인 팝그룹 '아바(ABBA)'를 기념하는 '아바 박물관' 앞은 개장 30분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인종도, 국적도 다양하다. 노부부부터 부모의 손을 잡고 장난을 치는 다섯살 안팎의 아이들까지, 말 그대로 남녀노소가 아바를 보려고 줄을 섰다. 아바의 모습을 담은 패널의 뚫린 부위로 얼굴을 내밀고 기념 촬영을 하는 젊은 커플도 있다.

올해는 아바가 데뷔한 지 40주년을 맞이한 해다. 1973년 '링 링' 발표 이후 1974년 '워털루'로 영국에서 열린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처음으로 '아바'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같은해 앨범 '워털루'를 발매했다. 아바라는 그룹명으로 내놓은 첫 앨범이자 인터내셔널 데뷔 앨범이다. 이후 '댄싱퀸' '맘마미아!' '생큐 포 더 뮤직' '더 위너 테이크스 잇 올' 등의 히트곡을 냈다. 세계에서 3억80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최근 40주년 기념 앨범 '아바 골드 40th 애니버서리 에디션'을 내놓았다.

비욘 울바우스(69)·아그네사 펠트스코크(64), 베니 앤더슨(68)·애니 프리드 린스태드(69) 등 한때 부부사이였던 두 쌍으로 구성됐다. 모두 이혼하면서 결국 1982년 해체했다. 하지만, 팀이 쪼개진 후에도 재결합 없이 명성을 이어오며 아바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6일 울바우스와 린스태드는 영국 런던 워털루역 인근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 '워털루' 딜럭스앨범과 사진집 발매 행사를 열기도 했다.

아바박물관은 아바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아바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다. 상영 중인 방을 빠져나오면 네 멤버들의 이력과 어릴 때 또는 젊은 시절 사진이 걸려있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그랑프리 수상 당시의 영상도 보여준다.

아바 멤버들이 입은 의상과 그들이 사용한 악기가 전시됐고, 앨범을 녹음하던 스튜디오도 마련됐다.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받은 상들도 한편에 나란히 걸렸다. 아바가 1976년 발표한 4집 '어라이벌(Arrival)'의 표지 속 헬리콥터를 연상케하는 헬리콥터 모형도 발견할 수 있다.

화면으로 아바의 의상을 입고 '댄싱퀸' 등 그들의 히트곡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있다. 홀로그램으로 가상 콘서트도 즐길 수 있다. 멤버들을 홀로그램으로 되살려 한쪽 방에서 내내 공연한다.

박물관의 한쪽에는 아바의 데뷔곡 '링 링'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1970년식 전화기가 설치됐다. 이 전화기의 번호는 멤버 4명만이 알고 있다. 종종 멤버들의 전화를 받는 행운의 관람객이 탄생하기도 한다.

아바의 히트곡을 엮은 뮤지컬 '맘마미아!'와 관련된 자료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스톡홀름에서 라이선스로 공연 중인 뮤지컬 '프리실라'의 원작인 동명 영화에는 아바가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하지만 '프리실라'가 만들어질 당시 이들이 자신들의 곡에 대한 사용 권리를 허락하지 않아 박물관에서는 이와 관련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지하 2층의 아바 박물관 바로 윗층인 지하 1층에는 '스웨덴 음악 명예의 전당'(Swedish Music Hall of Fame)이 있다. 지난 3월 개관한 이 곳에는 아바를 비롯해 스웨덴의 대중음악을 빛낸 12개 팀이 헌액됐다.

힙합그룹 '더 라틴 킹스'를 비롯해 현지에서 미국 가수 리키 리 존스(60)와 아일랜드 가수 비요크(49)에 비견되는 스티나 노덴스탐(45) 등의 자료가 걸렸다. '스웨덴 대중음악'하면, 아바만 떠올리는 이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영국에서 온 대학생 칼리(22)는 "부모가 아바를 좋아해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스웨덴에 여행 온 겸에 들렀다"면서 "아바 팬들을 위한 놀이공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웨덴 음악 명예의전당'은 예상치 못한 수확이었다"고 덧붙였다.

아바박물관 입장권은 신용카드로만 끊을 수 있다. 현금은 받지 않는다. 티켓값은 성인 32 달러(약 3만3000원) 다. 티켓 한장으로 아바 박물관, 스웨덴 음악 명예의전당 둘 다 구경할 수 있다.

한편, 아바의 앨범유통사인 유니버설뮤직은 16일부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에메랄드홀에서 '아트워크 엑시비션: 아바 40th 애니버서리'를 연다. 아바의 앨범 아트워크 사진전이다. 아바의 첫 정규 앨범 '링 링'부터 마지막 정규 앨범 '더 비지터스'의 앨범 커버, 싱글 및 베스트 앨범 커버, '아바 디 오피셜 포토 북'에 실린 사진 중 일부도 함께 전시된다.

6월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풍월당에서는 아바의 1977년 호주 투어 실황을 담은 1시간30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아바 더 무비' 상영회가 열린다. 상영에 앞서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가 '아바의 음악세계'를 주제로 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