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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아이스쇼 끝마치고 참았던 눈물 '왈칵'

스포츠뉴스팀 기자  2014.05.06 22: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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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한 척 웃고 있던 '피겨여왕' 김연아(24)의 눈에서는 결국 눈물이 흘렀다.

김연아는 6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3일간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 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번 아이스쇼는 김연아의 현역 생활 마지막 무대다. 김연아가 어떤 미래를 선택할지 모르지만, 이번 아이스쇼는 김연아가 빙판 위에 선 모습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공연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연아는 이번 아이스쇼에서 '렛 잇고(Let it go)'와 '공주는 잠 못 이루고(네순도르마·Nessun Dorma)'로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복숭앗빛 의상을 입고 'Time to Say Goodbye'에 맞춰 아이스쇼 피날레를 할 때에도 김연아의 얼굴에는 미소만이 자리했다.

피날레, 커튼콜을 할 때 후배 김해진(17·과천고)과 박소연(17·신목고)이 눈물을 펑펑 쏟았지만 김연아는 되려 활짝 웃으면서 후배들을 위로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48)이 그간의 추억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김연아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한 번 쏟아진 눈물을 좀처럼 참기 힘든 듯 김연아는 휴지로 여러 차례 눈가를 닦았다.

아이스쇼에서 이미 적잖은 눈물을 쏟아냈던 김해진과 박소연도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현역 시절 마지막 아이스쇼를 마친 김연아는 "3일간 선수 생활 은퇴 아이스쇼를 했는데 즐거웠다.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는데 팬들이 호응을 많이 해주고 즐겨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많은 분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 차례 눈물을 쏟아낸 김연아는 "울지 않으려고 했다. 피날레를 하기 전에 (김)해진이가 울고 있어 눈물이 날 뻔했는데 억지로 참았다"며 "그런데 계속 주변에서 우니 눈물이 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수 생활이 정말 길었기에 눈물이 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마치고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기 힘들어했던 김연아는 이날도 "17년이라는 시간 동안 선수 생활을 했다.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많다"며 자신의 이전 모습을 그려보는 듯했다.

김연아는 "힘들게 훈련한 만큼 결과가 돌아왔던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과 소치올림픽이 기억에 남는다"며 웃어 보였다.

"좋지 않은 기억도 있다"고 말한 김연아는 "부상, 슬럼프가 있었을 때 겪었던 것에 대한 안 좋은 기억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이겨냈기에 여기까지 왔다. 좋지 않은 기억이지만 저의 미래에서는 도움이 될 기억"이라고 강조했다.

김연아는 "감사할 분이 많다. 가족이 제일 감사하고, 팬들께도 감사하다. 수많은 선생님을 거쳤기에 여기까지 왔다"면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윌슨에게도 감사함을 드러냈다.

김연아는 "함께 안무 작업을 한 지 7~8년 정도 됐다. 윌슨은 내가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올라갈 때 레벨을 올려준 장본인"이라며 "윌슨의 영향이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오랜 시간 함께했기에 우정도 깊다"고 전했다.

선수 생활에 더는 미련은 두고 있지 않지만, 김연아는 해보고 싶었던 곡들이 많았다면서 "피겨에 쓰이는 음악이 정말 많다. 선수로서 해보고 싶은 음악이 많았다. 하나를 꼽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윌슨은 "김연아에게 추천하고 싶었던 곡을 이야기하기보다 아이디어를 내고 싶다. 김연아를 상징화시켰던 쇼트프로그램이나 프리스케이팅을 김연아가 하는 모습을 영화로 제작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며 "기존에 아이스쇼에서 했던 '카르멘'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심미적으로 제작됐다. 이것을 내가 하고 싶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고 선언했다.

세간의 시선이 그의 '제2의 인생'에 쏠려있으나 김연아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그는 "공연이 이제 막 끝났다. 앞으로 계획은 계속 말해왔듯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쉬고 싶다"며 "앞으로 급하게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천천히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연아는 후배들에게 조언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김해진과 박소연, 김진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봐오던 선수들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함께 훈련하고 있다. 후배들이 타는 것도 많이 봤다"며 "부족한 점은 개개인이 차이가 있다. 본인들이 알고 고쳐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이 세계대회에서도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한 김연아는 "큰 대회 나가서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높게 잡길 바란다. 국제대회에서도 자신 있게 연기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