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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국제영화제, 한국 신예감독들 주목한다

연예뉴스팀 기자  2014.04.29 1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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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리 감독의 ‘도희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가 ‘감독 주간’, 창감독 감독의 ‘표적’이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대받았다. 하지만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주인을 가리는 ‘경쟁’ 부문에 오른 19편의 영화에 한국영화는 없었다.

아쉬운 일이기는 하나 실망은 아직 이르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영화를 만든 감독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영화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영화를 만들었고 만들고 있으며 만들어 낼 거장들이 칸에 모인다. 이들의 이름을 듣는다면 칸에서의 한국영화 부재를 수긍할 수밖에 없다.

고전영화와 현대영화를 가르는 분기점이 된 1960년대 누벨바그 운동의 정점에 서서 영화 혁신과 실험을 주도한 노장 감독이 있다. 영화 운동을 함께하던 동료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세상을 떠나기도 했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영화를 통한 예술 활동에 목말라하는 거장이다.

장 뤽 고다르(84)다.

영화를 논할 때 고다르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전설적인 인물이지만, 유독 칸 영화제와는 인연이 없었다. 2001년 ‘사랑의 찬가’를 경쟁 부문에 올려놓은 지 13년 만에 ‘굿바이 투 랭귀지’로 다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고다르의 새 영화는 요약하기 불가능하다. ‘굿바이 투 랭귀지’는 하나의 행위이며 시다. 울부짖음이고, 한숨이다”는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말을 들어보면 고다르는 이번에도 범인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또 한 편의 영화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에 코언 형제(조얼 코언·이선 코언)가 있다면 벨기에에는 다르덴 형제가 있다.

1999년 ‘로제타’, 2005년 ‘더 차일드’로 황금 종려상을 받았고 ‘로제타’ 이후 이들이 만든 모든 영화가 칸 영화제에 초대받았으며 모두 수상에 성공했다. ‘아들’(2002)은 남우주연상, ‘로나의 침묵’(2008)은 각본상, ‘자전거 탄 소년’(2011)은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이제 칸이 곧 다르덴 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 피에르 다르덴(63)·뤼크 다르덴(60) 두 사람이 이번에 내놓은 ‘투 데이즈 원 나잇’은 이번 칸 영화제에서도 황금 종려상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작품이다. 특히 이번 영화에는 2008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랑스의 톱스타 마리옹 코티야르(39)가 주연을 맡아 한층 기대감을 높인다.

켄 로치(78)도 빼놓을 수 없다. 영국 영화를 대표하는 이 거장은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황금종려상, 2012년에는 ‘에인절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로치 감독은 이번에 선보이는 ‘지미스 홀’을 자신이 만드는 마지막 극영화로 선언한 상태다.

켄 로치와 함께 영국이 자랑하는 또 한 명의 감독 마이크 리(71)도 주목된다. 국내에는 한 가족의 내밀한 속내를 밀도 높은 이야기로 담아낸 ‘세상의 모든 계절’(2010)로 잘 알려진 리 감독은 1996년 ‘비밀과 거짓말’로 이미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다. 그는 2004년 ‘베라 드레이크’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도 거머쥐었다.
이 밖에도 터키 영화를 대표하는 누리 빌제 세일란, ‘이스턴 프라미스’(2008), ‘폭력의 역사’(2007)로 잘 알려진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도 있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베르트랑 보넬로 등도 눈여겨봐야 하는 감독들이다.

제67회 칸 국제영화제는 5월 14~2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