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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노승열, 韓 선수로는 네번째로 취리히클래식 투어 우승

스포츠뉴스팀 기자  2014.04.28 07: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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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건' 노승열(23·나이키골프)이 사상 처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에 섰다. 한국인 네 번째 PGA 투어 우승자가 됐다.

노승열은 28일(한국시간)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루이지애나 TPC(파72·7341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4라운드 최종일에 1타를 줄여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상금 122만4000 달러(약 12억7400만원).

2위에 2타 앞선 단독선두로 마지막날을 맞은 노승열은 이날 버디 4개를 담는 동안 보기를 3개로 막아 1타를 줄였다. 마지막까지 우승경쟁을 펼치던 공동 2위 그룹을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노승열은 순수 한국 선수로는 네 번째 PGA 투어 우승자가 됐다. 최경주(44·SK텔레콤)·양용은(42·KB금융그룹)·배상문(28·캘러웨이)이 앞서 PGA 투어 정상에 선 바 있다.

한국계 선수로 범위를 넓히면 재미동포 존 허(24·한국명 허찬수), 케빈 나(31·나상욱), 앤서니 김(29·김하진) 등의 한국(계) 우승자 계보를 잇게 됐다.

지난해 5월 배상문의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우승 이후 11개월 만에 나온 한국인 우승이다. 아울러 노승열은 2002년 최경주(44·SK텔레콤)에 이어 12년 만에 이 대회 두 번째 한국인 우승자로 기록됐다.

팀 페트로비치(48)·크리스 코크(41)·닉 와트니(33)·제이슨 더프너(37)·빌리 호셜(28·이상 미국)·안드레스 로메로(33·아르헨티나) 이후 이 대회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신고한 7번째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9월 웹닷컴투어(2부 투어) 플레이오프 3차전 네이션와이드 칠드런스 호스피탈 챔피언십 우승을 통해 어렵게 올 시즌 PGA 투어 카드를 따낸 노승열은 앞선 13개 대회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다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노승열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15~2016시즌까지 향후 3년 간 PGA 투어 풀시드를 확보했다. 2015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초청을 비롯해 PGA 챔피언십·크라운 플라자 인비테이셔널·메모리얼 토너먼트 등에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앞선 수많은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잘 나가다가 뒷심 부족으로 무너졌던 모습은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상위권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던 선수들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한 것이 안정된 경기 운영에 도움이 됐다.

PGA 투어 3승의 키건 브래들리(28·미국)가 초반 부진으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뒤늦게 우승 경쟁에 합류한 오버턴 역시 PGA 투어 우승 경험이 없었다. 심리적으로 크게 쫓길 이유가 없었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01야드의 장타는 여전했고, 드라이버 정확도(54.55%)와 그린적중률(53.85%)은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대다수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을 감안하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수치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번홀부터 삐끗하며 먹구름이 드리우는 듯 했다. 짧은 거리에서의 파 퍼트가 흔들렸다. 홀컵 오른쪽을 맞고 나왔다.

나머지 홀들을 파로 막으며 호흡을 가다듬은 노승열은 7번홀(파5)을 지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그린 끝에서 시도한 긴 파 퍼트를 홀컵에 떨궜다.

앞선 홀에서의 퍼트감은 8번홀(파4)까지 이어졌다. 5~6m 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여유를 되찾았다.

본격적인 우승 경쟁은 후반 라운드부터였다. 강력한 대항마 브래들리가 전반 라운드를 지나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노승열의 새로운 파트너로 오버턴이 떠올랐다.

노승열은 10번홀(파4)에서 완벽한 어프로치 샷을 바탕으로 버디를 추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12번홀과 13번홀에서 각각 보기와 버디를 맞바꾸며 주춤했다. 그 사이 오버턴 역시 고비에서 보기를 해 2타 차 간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승열은 달아나야 할 시기에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14번홀에서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며 퍼트가 흔들린 노승열은 이어진 15번홀에서 2m 이내의 파 퍼트마저 놓쳐 보기를 냈다.

앤드루 스보보다(35·미국)·로버트 스트렙(27·미국)·오버턴이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하며 노승열을 바짝 추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노승열은 16번홀(파4)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로 승부수를 띄웠다. 두 번째 샷으로 홀을 직접 공략했다. 깃대 1m 이내에 붙이는 완벽한 어프로치 샷을 바탕으로 버디를 만들어냈다. 자칫 워터해저드에 빠질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절묘한 선택이었다.

나머지 두 개 홀을 파로 잘 막아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