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이면 가슴에 얹힌 식은 밥덩이가 다 내려갈까'
강한 바람과 함께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27일 오후 전남 진도읍 진도향토문화회관 2층 합동분향소.
궂은 날씨에도 불구, 전국민적 아픔을 함께 하려는 지역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침통한 표정과 무거운 발걸음으로 분향소를 찾은 주민들은 분향대에 흰 국화꽃을 바치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선지 한참 동안 고개를 떨구었다.
'많은 사람들의 기도로 이뤄지는 기적을 굳게 믿겠습니다' '어른인게 부끄럽습니다.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아픔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분향을 마친 이들은 한 켠에 비치된 메모지와 노란 리본에 마음의 글을 써 내려갔다.
분향소 왼쪽 벽에는 가슴 먹먹한 믿기지 않는 사건, 어른들의 죄스러움이 뭍어 난 노란 리본과 메모가 그득했다.
자원봉사자 강모(26)씨는 "마치 내가 승객들을 놔두고 온 것 같은 기분이다. 가족들의 슬픈 마음을 어찌 달래줄 수 있겠느냐"며 울먹였다.
정부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70대의 한 노인은 "침몰 당시 승객들을 구조할 기회를 놓친 것이 분통하고 억울하다"며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분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애달픈 마음과 분노가 뒤섞여 지켜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이 곳을 찾았다"는 주민 장모(57)씨는 "우리나라는 재난 대처가 참으로 미숙하다. 분향소 앞에 슬픔이 쌓인 것 같다"며 자신의 심정을 드러냈다.
분향소가 설치된 첫 날에는 400여명, 휴일인 이날 오후 5시 현재 500여명이 안타까운 현실 앞에 애도를 표했다. 일부 단체들은 분향소가 문을 열기 전 못다 핀 어린 영혼들을 달래기도 했다.
진도군은 전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합동분향소를 향토문화회관에 마련했다.
군민·학생 및 외래 방문객 누구나 자유롭게 분향에 참여 할 수 있다. 분향소를 찾는 방문객이 추모의 글을 남길 수 있도록 메모지와 노란 리본 등도 비치중이다.
이동진 진도군수는 "국민적 아픔을 함께 하기 위해 사고가 수습될 때 까지 주·야간 전방위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진도군은 경기 안산시와 함께 지난 20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