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잔여백신 예약' 첫 날, 직접 해봤더니…"한 곳도 없네"

27일 오후 1시부터 잔여백신 당일 예약 가능
예약 난항…정시 접속했지만 남은 인원 '0명'
경쟁 치열하고 개별 병원에도 환자 받아

 

[파이낸셜데일리 김정호 기자]  천민아 기자, 백동현 수습기자 = '3, 2, 1, 땡!'

"잔여백신을 보유한 병원이 없습니다."

27일 오후 1시. '백신 여권'을 들고 해외여행을 갈 수도 있겠다는 꿈은 1초도 안돼 사그러들었다.

이날부터 네이버와 카카오를 통해 코로나19 잔여백신이 있는 위탁의료기관에서 당일 접종 예약이 가능하게 됐지만 사실상 '하늘의 별 따기'였다. 온라인상에서 예약이 가능한 백신은 서울 전 지역에서 거의 '0명'으로 떴기 때문이다.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오후 1시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옥스퍼드대 코로나19 잔여 백신이 발생한 일반 병·의원 위탁의료기관을 확인하고 당일 접종 예약이 가능하다.

 AZ 백신은 1병(바이알)에 약 10명분 접종량이 포장돼 있다. 개봉 후 최대 6시간 안애 백신을 소진하지 못하면 폐기해야 한다. 예약 후 당일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예진의사가 접종 불가 판단한 경우, 혹은 예약 후 접종 기관에 방문하지 않은 경우에 백신이 폐기될 수 있어 당일 예약을 진행하게 됐다.

접종 기관에서 잔여 백신 수량 정보를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시스템에 등록하면 국민비서 서비스 기관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도 플랫폼에 기관별 잔여 백신 정보가 표출되는 방식이다.

잔여 백신을 조회하려면 네이버에선 네이버 앱이나 네이버 지도 앱, 스마트폰 인터넷 네이버 페이지에서 검색창에 '잔여 백신'을 검색하면 접종 기관과 백신 수량을 볼 수 있다. 카카오톡에선 하단 샵(#) 탭에서 '잔여 백신' 탭을 선택하거나 카카오 맵 앱으로 잔여 백신 접종 기관과 수량을 조회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뉴시스 기자가 시도해본 결과, 이날 잔여백신 예약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예약 시작 10분 전인 낮 12시50분부터 대기하다가 휴대폰 시각으로 오후 1시 정각에 네이버 지도에서 '잔여백신'을 검색했지만 접종이 가능한 병원은 한 곳도 없었다.

지역과 상관없이 '현 지도에서 검색'으로 남은 수량이 있는 병원을 검색했을 때에도 서울시 내에 잔여백신이 있는 의원이나 병원은 없었다.

급하게 카카오톡을 켜 샵(#) 탭을 눌렀지만 역시 어림 없었다. 잔여백신 수량 대신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는 경고가 떴다. 오후 1시9분이 돼서야 검색이 가능했지만 마찬가지로 잔여백신이 있는 곳은 없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이비인후과에 전화해 "오늘 남은 백신이 하나도 없었느냐"고 묻자 "오늘 6명이 있었는데 이미 예전에 예약한 환자들로 정원이 다 채워졌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새로고침을 '광클'하다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 내방역 인근에 '7명'이 가능하다는 표시가 떠 빠르게 접속했지만 '예약 가능' 문구 대신 '예약이 불가합니다. 잔여백신 접종이 선착순 마감되었습니다'라는 글만 화면을 가득 채웠다.

하는 수 없이 '잔여백신 발생시 알림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를 보고 알림 신청을 했다. 이에 '신청하신 접종 기관에서 잔여 백신이 발생할 경우 알림을 보내드립니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당분간 온라인을 통한 잔여백신 예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치열한 데다가 개별 병원에서도 사전 예약 환자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잔여 백신 당일 예약' 기능은 2주간 시범운영되며 미흡한 점을 보완해 다음 달 9일부터 정식 운영할 예정이다.

이미 예방접종을 받았거나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돼 있는 사람, AZ 백신 예방접종을 권장하지 않는 30세 미만(1992년 1월1일 이후 출생자) 등은 당일 예약이 불가능하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지난 25일 "현재는 AZ 백신만 사전시스템을 통해서 예약을 받는 체계로 운영을 하고 있다"며 "추후에는 예방접종센터를 통한 접종도 사전예약방식이 도입될 것이고 그때는 잔여백신 예약 기능도 확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