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은, 0.75% 금리동결...유동성 확대 나서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9일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악화 우려로 지난달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0%대로 내린 만큼 효과를 지켜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번 금리동결은 시장의 예상과도 부합했다.

대신 유동성 확대 공급 조치로 특수은행채 매입 카드를 꺼냈다.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제한적이라 한은은 추가 유동성 공급 방안에 더 초점을 두고 정책을 펼쳐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75%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달 16일 임시 금통위를 소집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5%포인트 내린 바 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내린 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는 조동철, 신인석 위원이 금리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한은은 한도없는 전액공급방식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에 나서는 등 '한국판 양적완화'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 2일에는 이같은 방식으로는 처음으로 5조2500억원 규모의 RP를 매입한 바 있다. 정부가 내놓은 채권시장안정펀드도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한은으로서는 '빅 컷(큰폭의 금리인하)'과 그간 내놓은 유동성 공급 정책 등의 효과를 살펴봐야 하는데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꺼낼 쓸 카드도 비축해둘 필요가 있다. 한은은 당분간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경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푸는 조치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실물·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지켜보면서 정책방향을 판단해 나가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코로나19 파급영향 확대에 대응해 통화정책 완화적으로 유지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과 경제 하방 리스크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든 수단을 활용해 대응하겠다는 한은의 의지를 감안하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다만 기존 정책효과를 확인하기까지 추가 정책을 시행하기 보다는 악화시 시행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마련하는 데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추가 유동성 공급 방안으로 공개시장운영 단순매매 대상증권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행 국채와 정부 보증채 외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등 3개의 특수은행채와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MBS(주택저당증권)를 포함한 것이다. 이들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해 회사채 시장 안정을 간접 지원하는 방안이다.

한은은 "금융불안이 심화될 경우 특수은행채 단순 매입을 통해 이들 기관의 회사채 등 신용채권 매입 재원 조달을 지원하게 된다"며 "실물 부문으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환매조건부(RP) 매매 대상증권과 대출 적격담보증권에 예금보험공사 발행채권(정부 비보증 예보기금특별계정채권)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14일부터 시행된다. 유효기간은 내년 3월3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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