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 코로나19에 역성장 전망…역대 최장 경기 하강 현실화하나

사이클상 회복 더딘 상황서 코로나19 여파 겹쳐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전망…경기침체 우려도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시킨 경제 충격파로 그간 내리막을 걷던 경기가 올해부터는 바닥을 찍고 반등하리란 당초 예상이 무색해진 가운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리 경기가 사상 최장기간 하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통계청이 공식 설정한 최근의 '기준순환일'은 2017년 9월로, 이때 우리 경기는 정점을 찍고 하강을 시작했다.


기준순환일이란 한 나라의 경기순환변동 과정에서 정점·저점 등으로 국면이 전환되는 시점을 말한다.


이달(3월)까지 하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제하면 벌써 30개월째 하강 국면에 위치해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종전 최장 기록인 29개월(1996년 3월~1998년 8월)을 넘어서는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우리 경기 반등이 늦어지면서 사상 최장 기간의 경기 수축 국면이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올해 초만 해도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그간 내리 하락했던 흐름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보였다. 일각에선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경기 회복의 신호로 읽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월까지 두 달 연속 동반 상승했던 두 지표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된 2월부터는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해외 주요기구들의 전망을 보면 이번 사태가 전 세계적인 실물·금융 복합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미국과 중국에 대한 경고 수위가 높다.


글로벌 경기가 함께 가라앉는 가운데 이와 밀접하게 엮여 있는 우리는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 34명을 대상으로 18~19일 미국 경제전망을 조사한 결과, "경기침체(recession)가 확실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올 한 해 약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이 1조5000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보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로 종전보다 0.5%포인트(p) 하향 조정된 2.4%를 제시했다. 특히 중국의 성장률을 4.9%로 예측, 종전(5.7%)보다 0.8%p나 내려잡았다.


이와 함께 중국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우리의 교역 상대국 중 수출·수입 의존도가 1위(작년 기준 각각 25.1%, 21.3%)다.


경제침체에 대한 가능성도 부쩍 증가한 상태다. 통상 기술적으로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되면 경기침체로 볼 수 있다는 게 국제기구들의 견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은 과거 2003년 1분기(-0.7%)~2분기(-0.2%)다.


그 이전에는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 4분기(-0.5%), 1998년 1분기(-6.8%), 2분기(-0.8%) 등 3분기 연속이다.


이미 정부도 당장 올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20일 외신 간담회에서 한국 경제가 세계 교역 증가율이나 경제 성장률, 교역 상대국의 성장률 등 세계 경제로부터 받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국내외 소비, 수출, 투자 등에 미치는 파급 영향을 따져 보면 그런 경우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1분기에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외 기관들에서는 우리의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3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올해 우리 성장률이 기존 1.1%에서 –0.6%%로 역성장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1.0% 역성장을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사이클상 회복이 덜 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가 겹치면서 계속 하강 흐름이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며 "감염확산 통제가 충분히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재정을 통한 소비진작책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밖에 없고 대외 부문도 어렵기 때문에 경제주체들은 내수·수출의 타격이 지속될 상황으로 보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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