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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로 웃고 운 삼성전자...‘비메모리’로 종합반도체기업 재도약 모색

영업익 10조원대 이하로 추락...사상 최대 실적 대비 '3분의 1'
메모리 편중 현상 두드러져...글로벌 시장 하강 국면 영향
삼성전자, 비메모리 분야에 133조 투자·1만5000명 채용으로 대응


[파이낸셜데일리=이정수 기자] 메모리 업황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분야 육성을 통해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의 재도약을 모색한다.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분야 점유율을 끌어올려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2조3885억원, 영업이익 6조2333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61%, 전년 동기 대비 13.50%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42.29%, 전년 동기 대비 60.15%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도 3분기 이후 10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10조원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7년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17조5700억)와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이 났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도 11.9%로 전년(25.8%) 동기 대비 절반에 못 미치며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반도체 사업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실적하락을 주도했다. 1분기 반도체 사업은 매출 14조4700억원, 영업이익 4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11조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당시, 반도체 사업만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했다.


이에 업계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편중'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분야에 지나치게 쏠린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가격 하락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되며 메모리 가격도 하락해 반도체 사업 전체 실적은 하락했다"며 "1분기 반도체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함께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등으로 전반적인 수요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20년까지 매출 4000억 달러 달성, IT업계 1위라는 목표를 설정한 '비전2020' 이후 10년만에 새 청사진을 내놓으며 반도체 부문 '초격차'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24일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반도체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분야에 뛰어드는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의 부침과 연관이 깊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이지만, 가격 변화가 심해 경기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돌아오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분기마다 경신하는 등 최대 실적을 연이어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향세로 돌아서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


반도체 산업 발전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높다.


반도체 산업은 국내 수출의 20%를 담당하고 있으며, 업황에 따라 국가 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탓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0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는 한편,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 세계 1위, 팹리스(설계) 분야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대통령님께서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의 구체적 이름까지 말씀하시며 '종합 반도체 강국'의 비전을 제시하시면서 '메이드인 코리아'까지 말씀하실 때 무거운 책임을 느꼈다며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당부하신 대로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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