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화제



김복동 할머니 빈소, 이틀째 애도 행렬



[파이낸셜데일리=김정호 기자] 김복동 할머니(향년 93세)를 향한 추모의 발걸음은 빈소가 마련된 지 둘째날인 30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8시9분께 김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강 장관은 빈소 앞에 마련된 추모의 벽에 '우리 마음과 역사 속에 길이 남아 주시오소서’라고 적었다.

김 할머니의 웃는 영정 사진 앞에서 고개 숙여 묵념한 강 장관은 이후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와의 대화에서 "수술 뒤에 경과가 좋으시던데 잘 지내시던 (것 아니었냐)"며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강 장관이 할머니가 문제해결을 다 못보고 가신 것을 안타까워했다"며 "그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오전 9시53분께 김 할머니의 빈소에 도착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추모의 벽에 '참으로 힘든 세월 보내셨습니다. 이제나마 편히 영면하십시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조문 후 조용히 빈소를 떠났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조문행렬이 줄지은 오전 11시20분께 빈소를 찾았다.

반 전 총장은 조문 후 취재진과 만나 "유엔에서 했던 일에 대해 (김 할머니와) 여러 말씀을 나눈 적이 있다"며 "그때 참 목소리도 정정하고, 안색도 좋고, 건강해 보이셨는데 이렇게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정부가 하루 빨리 위안부 할머니들의 여러 고통을 쓰다듬어야 한다"며 "일본이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서라도 얼마 남지 않은 할머니들의 여생을 조금이라도 보람있게 살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역사 문제를 바로 세우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강서구 화원중학교 설우석(16)군은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김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러 왔다.

설군은 "잘못 알려진 역사를 바로잡자는 취지의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사과를 확실히 받아야 하는 문제인데 김 할머니가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한 채 돌아가시게 돼 안타깝다. 앞으로 동아리원들과 수요집회에도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암 투병 끝에 지난 28일 오후 10시41분께 눈을 감은 김 할머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세계 곳곳에서 피해를 증언하고 일본 정부에 사과를 요구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이날 오후 2시에는 김 할머니 입관식이 열린다.

정의기억연대는 앞서 낮 12시 서울 종로구 구(舊) 일본대사관 건너편에서 제1372차 수요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일본 정부에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는 1992년 1월부터 27년째 이어졌다. 윤 대표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의식이 남아있는 마지막까지 "(수요집회에) 못 가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들은 수요집회 후 장례식장으로 돌아와 김 할머니의 입관식을 지켜볼 예정이다.

발인은 2월1일 금요일이다. 김 할머니는 병원에서 출발해 서울광장을 거쳐 지난 평생을 서슬퍼런 눈으로 지켜봤던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을 치른 뒤 충남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치된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