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WSJ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대만·베트남 등 수혜"

"韓, 전자장비·기계류 생산 대체 가능"
"증시 침체, 무역 관계 재정립 이득 반영 못해"

[파이낸셜데일리=서현정 기자] 미국과 중국이 서로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긴장을 높여갈 경우 한국, 대만, 베트남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중 무역갈등은 인접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악재로 작용했다. 각국의 공급망이 서로 연결돼 있어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경우 중간재를 공급하는 기업이 함께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중국 상하이 증시가 24.2% 하락할 때 한국(-19.2%), 대만(-10.1%), 베트남(-8.4%) 증시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에 수출되는 중국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면 수입업자들이 대체재를 찾게 되기 때문에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중국과 수출품 목록이 비슷한 대만, 베트남, 한국이 가장 큰 이득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업들의 사업 재편도 아시아 국가들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중국 남부 미국상공회의소(The American Chamber of Commerce in South China)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 중 70% 가량은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로 생산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븐 프리드먼 BNP파리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의 나라는 중국의 신발, 장난감, 섬유제품 등 저가 수입품의 생산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자 장비와 기계류 등은 한국, 멕시코, 터키 등에서 조달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아시아 지역 내에서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도 미중 교역 위축의 효과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SBC는 오는 12월30일 발효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가져다줄 잠재적 이익이 미중 관세로 인한 손실보다 크다고 분석했다.


프레드릭 노이만 HSBC 아시아 경제 분석 책임자는 "서양 시장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전통적인 의존도는 지역적으로 더 큰 자유화 추진의 필요성을 제거하는 요인이었다. 국가들은 서로를 협력자보다는 경쟁자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변화가 생기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제약이 생길 경우 이 지역은 무역을 보존하기 위해 더 많은 내부 개방을 필요로 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지금까지 나타난 아시아 증시 침체는 이같은 무역 관계 재정립에 따른 수혜를 반영한 가격 책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아직까지 확실한 승자를 식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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