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가요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의 브랜드 공연이 15일 밤 동시에 열렸다.
성산동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IV 인 서울'은 5시간,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AIA 리얼 라이프, 나우 페스티벌 2014-YG패밀리'는 4시간여 동안 펼쳐졌다.
'타운'과 '패밀리'라는 타이틀은 SM과 YG의 색깔을 대변한다. 규모가 아닌 속성이다. 도시를 연상케 하는 타운은 SM의 화려함, 가족을 뜻하는 패밀리는 YG의 어울림을 연상케 한다.
화려한 군무 위주의 SM타운은 감탄하며 구경하기에 안성맞춤인 블록버스터 쇼다. 반면, 밴드를 대동하고 록페스티벌을 연상케하는 무대를 꾸미는 YG패밀리는 다 같이 뛰어놀기에 좋은 난장이다.
이날 콘서트에서도 그대로 묻어났다. 강타가 제이민,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와 합을 맞춰 발라드를 부르고, 이동우가 재즈 공연을 선보였지만 SM은 누가 뭐래도 한류그룹들의 군무가 대표적이다.
막내 '레드벨벳'을 비롯해 '엑소' 'f(x)' '샤이니'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등 세계를 누비는 그룹들은 대표곡을 들려주며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했다.
엑소 무대나 엑소 멤버들이 게스트로 나서는 순간 공연장은 환호로 가득해 역시 이들이 대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엑소 멤버 백현과 소녀시대 멤버 태연이 열애 중이라는 사실은 중요치 않아 보였다.
평소에는 모이기 힘든 그룹들인 만큼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무대도 볼거리였다. 써니는 이동우와 피아니스트 송광식 무대를 도왔고, 소녀시대의 티파니와 샤이니의 키는 미국 힙합스타 윌아이엠의 '뱅뱅'을 협업했다.
컬래버레이션 무대의 백미는 '섬싱'이었다. 올해 초 동방신기가 발표한 '섬싱'과 동시에 발매됐던 그룹 '걸스데이'의 곡 '섬싱'을 동방신기의 창민을 비롯해 슈퍼주니어의 규현, 샤이니의 민호, 엑소의 수호가 함께 꾸몄다. 특히 여장을 한 채 걸스데이가 '섬싱'으로 활동할 때 입었던 비슷한 모양의 옷을 입어 색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샤이니의 태민은 솔로 데뷔곡 '에이스'의 첫 무대를 공개하기도 했다.
SM 출신 듀오 '플라이 투 더 스카이'(환희·브라이언)가 친정에 깜짝 등장, 자신들을 발굴한 SM의 이수만 회장에게 감사를 표하며 히트곡 '너를 너를 너를'을 불렀다.
지난달 전역한 슈퍼주니어의 리더 이특도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복무 도중 부친이 급작스레 사망하면서 마음 고생을 한 그는 무대 도중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이날 낮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AYD)의 홍보대사 자격으로 젊은이들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과 점심을 먹은 보아는 "교황님께서 제게 노래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라고 알리기도 했다.
여러 루머로 인해 활동을 중단한 f(x)의 설리와 성대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인 샤이니의 온유가 콘서트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샀다.
SM 연습생들로 구성된 SM루키즈들은 반면 눈도장을 찍었다. 남자팀 'SR14B'은 엑소의 '으르렁'으로 화려한 퍼포먼스, 여자팀 SR14G는 발랄한 댄스풍으로 편곡한 하수빈의 '노 노 노 노 노'와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로 청순함과 발랄함을 선보였다.
SM가수들은 돌출 무대와 이동차로 공연장 곳곳에 있는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SM타운의 공식적인 마무리곡인 HOT의 '빛'으로 이날도 끝냈다. 3만5000명이 환호작약했다. SM은 서울 공연에 이어 10월 4, 5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SM타운을 이어간다.
YG패밀리는 글로벌 공연기획사인 라이브네이션과 AIA생명이 함께 주최하는 뮤직 페스티벌 'AIA 리얼 라이프, 나우 페스티벌 2014'의 첫 날 헤드라이너 무대로 꾸며졌다. 미국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두번째 날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그룹 '2NE1'의 '크러시'로 출발한 YG패밀리 무대는 록페스티벌을 방불케 했다. 듀오 '악동뮤지션' 무대로 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방방 뛰어다니면서 즐기는 무대였다.
힙합그룹 '에픽하이'와 한류그룹 '빅뱅'의 무대는 내내 절정으로 치달았다. 화룡점정은 역시 월드스타 싸이였다. '라이트 나우'로 시작한 무대는 글로벌 히트곡 '젠틀맨'과 '강남스타일'까지 들려주며 '떼창'을 성사시켰다. 신곡 '행오버'와 향후 발표할 곡 '대디'는 들을 수 없었지만 그의 존재 가치를 확인한 무대였다.
SM타운에 SM루키즈가 있었다면 YG패밀리에는 지난 12일 데뷔 앨범 '2014 S/S'를 내놓은 그룹 '위너'가 있었다. 위너와 지난해 엠넷의 YG 신인그룹 선발 프로그램 '후 이스 넥스트 : 윈'에서 맞붙은 팀이자 최근 엠넷 '쇼미더머니3'에서 인지도를 쌓은 바비와 비아이가 속한 B팀도 나와 무대를 꾸몄다.
SM타운 못지 않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무대도 마련됐다. 강렬한 록의 기운이 인상적이었던 빅뱅의 대성과 위너의 강승윤이 듀엣으로 부른 '어글리'를 비롯해 태양과 B팀이 부른 '링가링가', 2NE1과 이하이가 협업한 '살아 봤으면 해', 태양과 에픽하이가 뭉친 '눈, 코, 입', 에픽하이의 DJ 투컷과 위너 멤버, B팀 멤버들이 함께 YG에서 과거에 활동한 듀오 '지누션', 그룹 '원타임'의 히트곡을 재해석하기도 했다.
4년 전 마약류인 '암페타민'을 밀반입한 것에 대해 입건유예 처분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2NE1의 박봄은 별다른 멘트 없이 묵묵하게 무대에 임했다. 그녀는 공연 초반 "여러분 너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YG의 앙코르 세 곡은 이 회사를 대표하는 2NE1·빅뱅·싸이의 대표곡으로 끝까지 달리는 노래들이었다. '고 어웨이', '판타스틱 베이비', '강남스타일'을 잇따라 들려주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SM타운에 모인 숫자와 같은 3만5000명은 끝까지 환호했다.
SM타운과 YG패밀리는 회사 색깔만큼 뚜렷한 개성의 차이가 났다. 그러나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많았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SM은 한국은 물론 프랑스,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호주, 태국, 영국 등 22개국 이상의 팬들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SM 가수들은 무대에서 인사할 때 한국어는 물론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팬들에게 말을 건네기도 했다.
YG는 페스티벌의 하나로 자신들의 무대를 꾸민 만큼 정확한 공식 집계를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역시 SM타운 못지 않게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빅뱅 팬을 상징하는 노란 왕관 모양의 야광봉을 들고 다니는 외국인들도 부지기수였다.
해외 뮤지션들이 내한하는 국내 록페스티벌에는 당연히 외국인들이 많이 온다. SM타운·YG패밀리에도 그에 못지 않게 외국인들이 많이 왔다. 두 공연 전에 모두 MD를 사기 위해 외국인들이 줄을 늘어서 있는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이밖에 한류그룹 '비스트'은 이날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뷰티풀 쇼'를 열고 1만여 팬들을 만난다. 그룹 '인피니트'는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진행 중인 소극장 콘서트 '그 해 여름2'를 이날도 했다. 또 올림픽 주경기장 인근의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엠넷 '슈퍼스타K6 올스타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