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대한 우리의 성의, 이제는 미국이 답해야

2022.10.31 09:11:05

[파이낸셜데일리 김필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후유증이 심각하다. 지난 8월 16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즉시 발효돼 현대와 기아 전기차의 보조금이 중단되면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계약 대수가 30% 이상이 줄어들고 있고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이 IRA는 미국 중심의 자국 우선주의로 만들어진 편협된 정치 논리로 탄생했다. 미국에서 전기차를 직접 만들어야 보조금을 받고 향후 배터리 원자재까지도 내년부터 40%를 시작으로 매년 10% 이상 향상되면서 미국이나 미국과 FTA한 국가의 원자재만를 사용해야 보조금을 확대하여 제공받을 수 있다는 미국 중심의 법이다.

 

물론 목적은 첨단 기술의 자국으로의 회귀를 목적으로 하고 있고 가장 큰 경쟁자인 중국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이후 발효된 반도체나 바이오 관련법도 이를 보완한다고 할 수 있다. 역시 정치적인 논리도 포함되어 당장 11월 8일 있을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고 '바이 아메리칸' 선언의 시작점이다.

 

  문제는 동맹국의 불이익을 극대화하고 손실을 끼치면서 강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자유무역협정인 FTA에 대한 국제 기조를 해치고 있으며 앞으로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까지 이러한 기조가 퍼지면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FTA를 통하여 국제간의 자유무역으로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우리에게는 치명적인 손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번 IRA로 인한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 서명 직후 발효는 비상시에만 적용하는 것으로 유예기간도 없이 시행되었다는 점이다. 즉 8월 16일까진 전기차 한 대당 약 1,000만 원의 보조금을 받다가 다음 날부터 못 받으면서 그렇게 인기 있던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테슬라 모델3보다 비싸졌다는 것이다.

 

당연히 소비자는 전기차 구입에서 가격적인 요소가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심각한 결격사유가 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차의 EV6는 글로벌 시장에서 모든 상을 휩쓸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상황에서 없어서 못 파는 차종인 만큼 미국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 즉시 발효에 대한 미국 정부의 설명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두 번째로 이번 법안은 미국산이 아닌 북미산이라는 점이다. 이미 로비 등을 통하여 미국과 FTA를 한 국가들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포함하면서 맹방인 한국은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미국과 FTA를 한 국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많지 않다. 그만큼 미국의 입김이 거세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장형성이 어렵다는 뜻이다.

 

캐나다, 멕시코, 호주, 칠레 등이 해당되고 일본이나 유럽연합도 FTA가 되어있지 않다. 이렇게 많지 않은 국가 중 가장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 미국이 우리는 제외하고 불이익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상호 간의 영향을 판단하면 미국의 배려가 전혀 없었다.

 

  세 번째로 미국 IRA는 FTA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이미 FTA는 해당 국가간 모든 것을 인정하고 관세 없이 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최상위 관련법이다. 미국 테슬라 전기차가 국내에 판매되고 있으면서 국내 자동차 관리법을 위반하여도 전혀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이유도 FTA 때문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나 이번 IRA는 이를 무시하고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위험성은 유럽연합이나 일본도 거론하고 있는 만큼 국제간의 공조도 필요하고 간신히 통과된 법인 만큼 미국 내의 과반이 반대하는 그룹과도 연계가 필요하다. 반대 명분에 대한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네 번째로 대통령 서명 약 3개월 전에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면서 마지막 일정으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별도로 개별미팅도 하고 투자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대통령이 직접 관련 일을 챙기고 배려하겠다는 뜻을 표명하였으나 이 내용이 식기도 전에 뒤통수를 때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 등 미국에 약 15조 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하면서도 현대차그룹은 도리어 크게 얻어맞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못하다는 평가도 나올 정도이다. 우리의 모빌리티 첨단 기술력을 미국이 도리어 강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가 나온 부분은 역시 설득력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상무장관이 우리나라로 투자할 대만 기업투자 약 7조 원을 자국으로 유도하여 바꾸었다는 자랑도 거론되고 있고 바로 얼마 전 폴란드의 원전건설에 우리 한수원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원천기술 침해라고 소송을 내어 결국 미국 웨스팅하우스로 결정된 사안 등은 우리를 매우 침울하게 한다.

 

결국 미국 정부의 투자로 간신히 회생한 웨스팅하우스는 자체적으로 건설할 만한 원전 능력도 상실한 입장에서 우리와 관련 일을 진행해야 한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정을 저지른 배경에 의구심이 많이 발생한다.

 

최근 관련 일들이 모두 미국 정부의 입김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연 맹방의 역할이 이것인가 하는 회의감도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영원한 아군은 없는 냉혹한 국제사회를 느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뭉쳐야 산다는 것이다. 

 

  최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방미하여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실제로 내년 초에 착공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미리부터 기공식을 거대하게 진행한 부분은 역시 8일 있을 중간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치적을 올리고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포석이고 요청이다. 기공식은 최고의 축제이어야 함에도 착잡함이 컸다는 후언이 나오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도 하루하루가 불이익을 받고 있는 현대와 기아의 전기차를 보면서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한다. 당일에도 모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IRA만 선전하고 문제점 개선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물론 미국 국민들에게 선전을 통한 선거에 모든 결집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언급이 힘들 수 있다는 것이지만 선거 이후 확실한 개선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 미국 기공식도 요청에 의하여 진행되었다고 하는 만큼 이제는 미국이 답할 차례라 할 수 있다. 이미 미국 내에서 각 분야에서 이 법의 심각성과 무리가 강조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최소 선거 이후라고 확실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가 열심히 하고 있으나 IRA 관련법의 특례조항이나 예외 조항은 절차상 쉽지 않은 만큼 유예를 통하여 약 2년 정도 보조금 유예를 받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이다. 즉 우리만의 혜택이 아닌 미국과 FTA한 국가의 경우는 2년 정도 보조금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이다.

 

이미 배터리 원자재도 같은 조건인 만큼 미국 정부도 부담은 가장 적을 것이다. 물론 선거 결과도 IRA에 영향을 주는 만큼 결과에 따라 우리의 심도 있는 분석과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당연히 항상 강조하는 로비를 강화하여 미리부터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미국 법안의 내용과 분석을 통한 선제적 조치는 당연한 국가의 임무일 것이다. 이제부터는 미국이 답해야 하고 우리의 선의에 대한 최적의 행동이 필요하다. 최고 맹방인 미국의 선제적 조치를 촉구한다.

 

미국의 인식 제고의 심각성만 언급하지 말고 당장 행동에 옮겨 우리의 불이익을 없애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사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고 미국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미국도 큰 그림에서 행동으로 답해주길 바란다. 그만큼 심각한 사안이라는 것이고 다른 분야에도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긍정적인 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필수 f-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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